지난해 대선 때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 패했던 문재인 의원이 오랜 `저공비행`을 끝내고 서서히 고도를 높일 태세다. 5·4 전당대회 전까지만 해도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며 `낮은 행보`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그의 행보에는 정치색깔이 많이 묻어난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독자세력화 움직임으로 야권 구도 재편의 막이 오른 상황에서 안 의원으로의 급속한 쏠림현상을 막기 위한 균형추로서 문 의원의 존재감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의원의 세력화 흐름이 역설적으로 문 의원에게 공간을 열어준 측면이 있다"며 "위기에 빠진 민주당으로선 안 의원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것보다 당의 유력한 자산인 문 의원도 나서주는 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앞서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신당`에 대해 "경쟁을 통해 혁신할 수 있는 계기"라고 평가하면서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도록 제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을 토대로 문 의원이 6월 임시국회부터는 의정활동에도 활발히 나서며 온ㆍ오프 공간에서 존재감을 부각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겨레신문 창립기념행사에 참석해 야권 혁신과 관련해 `시민정치론`을 언급한 데 이어 소셜네트워크인 트위터에도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시로 올리고 있다. 문 의원 측 인사는 "시민의 힘을 어떻게 끌어안을지가 혁신의 요체라는 게 문 의원의 생각"이라면서 "그 연장 선상에서 지난 대선 과정에서 논의됐던 `새 정치` 과제를 실행하는 방안도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의 `시민정치론`은 유력 정치인 몇몇이 좌우하는 형태가 아니라 시민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질서 재편을 이뤄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문 의원의 시민정치론은 혁신의 중심세력으로 당원을 내세우고 있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당원중심 혁신론`과 상충되는 측면이 강해 당내 갈등을 유발할 한계를 안고 있다. 비주류 소속 한 의원은 "문 의원의 활동 재개가 민주당의 재건 작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나치게 `시민`에 무게를 둘 경우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150자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비밀번호를 8자 이상 20자 이하로 입력하시고, 영문 문자와 숫자를 포함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