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서 선량한 일본인과 비열한 일본인의 두 모습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일본의 역사학자 등으로 구성된 `다케시마를 반대하는 시민모임` 회원 4명은 21일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스스로 천명했다. 이들은 이어 23일 독도 현지에서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힐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들 중 사카모토 유이치 규슈 국제대학 전 교수가 이날 울릉도 사동항 독도행 여객선터미널에서 "독도를 한국 땅으로 볼 수 없다"고 갑자기 입장을 바꿔 혼자 독도에 가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그는 독도행 여객선에 오르기 전 "독도를 한국 땅으로 볼 수 없다. 나는 독도 연구를 하러 왔다"며 독도학당이 마련한 `Dokdo is Korean Territory(독도는 한국땅이다)`라고 적힌 티셔츠 단체복 착용을 거부했다. 이 자리에서 그가 그동안의 입장을 바꾸는 발언을 계속 하자 이들을 초청한 독도학당 관계자들과 매표소 직원들이 승선권을 발급해 주지 않았다. 출입국관리법상 우리나라 국익에 반하는 정치적 발언을 한 외국인은 강제출국 대상이 될 수 있다. 사태가 진정되자 사카모도 교수를 제외한 일행들은 이날 오전 7시 독도학당 관계자, 중국·몽골 유학생 등 19명과 함께 울릉도를 오전 9시20분께 무사히 독도에 도착했다. 일행은 구보이 노리오(久保井 規夫) 모모야마 학원대학 전 교수, 구로다 요시히로(黑田 伊彦) 오사카 쇼인 여자대학 전 강사, 이치노 헤 쇼코(一戶 彰晃) 아오모리 운쇼사 스님 등 3명이다. 이들은 나룻터에 마중 나온 이광섭 독도경비대장과 악수를 나눈 뒤 곧바로 한데 모여 플래카드를 펼치고 태극기를 흔들며 "독도는 한국 땅"이란 구호를 3번 외쳤다. 또 김희로 독도학당 이사장이 독도에 대한 사랑을 담아 지은 시를 낭송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어 독도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며 20여분간 독도에 머문 뒤 9시45분께 독도를 떠났다. 구보이 노리오 전 교수는 "이번 기회에 한국땅인 독도에 대해 많이 배우고 간다"며 "일본에 가서 제대로 된 역사 부교재를 만드는 등 독도가 한국땅 임을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일본인의 독도 방문은 간혹 있었지만 일본학자들이 찾아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케시마를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일본 내 역사학자, 종교계, 시민단체 인사들이 결성한 단체로, 지난 21일 회원 4명이 민족학교 독도학당 초청으로 방한한 뒤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울릉도주민들은 “양심있는 일본학자들의 독도방문은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한국 땅’이라고 외치던 한 사람이 갑자기 손바닥을 뒤집어 어안이 벙벙하다” 면서 “그 사람의 정확한 실체가 궁금할 뿐만 아니라 하고 그 행위가 개탄스럽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