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신앙에 관한 대규모 국제학술세미나가 오는 29-30일 대구 동화사에서 처음 열린다.
동화사와 미국 콜럼비아대 불교·동아시아종교센터가 공동 주최하는 이 세미나는 세계의 불교 석학들이 대거 참가해 ▲민간신앙과 약사불 ▲치병과 의약 ▲약사여래 도상의 변천 ▲역사 속의 약사신앙 등 4부에 걸쳐 진행된다.
1부에서는 남무희 국민대 교수가 `팔공산 동화사의 약사신앙`을, 김종명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현대 한국의 갓바위 약사불 신앙`에 관해 주제발표를 한다.
남 교수는 발표 원고에서 "신라의 초기 불교는 경북 선산 지역을 거치면서 왕도인 경주로 전해졌고, 법흥왕 때 이차돈의 순교를 계기로 공인됐다"며 "불교가 선산에서 경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팔공산을 거쳐갔다"고 설명한다.
그는 "신라는 통일 과정에서 수많은 전쟁을 겪으며 전염병이 만연했고, 통일전쟁이 끝난 뒤에도 중국과 일본, 아라비아의 여러 나라와 폭넓은 무역활동을 통한 교류 과정에서 새로운 전염병도 전해졌다"고 말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전염병 치료와 억울하게 죽은 원혼을 달랠 방법으로 약사신앙이 대두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약사불로서의 갓바위는 1960년대 초 몇몇 승려들의 추정적 산물이었다"면서 "현재 갓바위 신앙에는 이론과 실천의 괴리가 내재돼 있는데 이는 일차적으로 현대 한국 승단의 세속화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라울 번바움 UC산타크루즈대 교수와 마이클 코모 콜럼비아대 교수, 야오 총신 중국 손얏센대 교수, 임남수 영남대 교수, 정병삼 숙명여대 교수, 피어스 살구에로 펜실베니아주립대 교수 등도 발표자로 나선다.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은 "역사를 돌아보면 중생들이 아픔의 치유를 갈구하면서 약사여래 신앙이 널리 퍼지게 됐다"며 "약사 신앙의 분석을 통해 불교가 어떻게 민간과 소통해 왔는지 밝힘으로써 학술적으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연합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