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를 기리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평화의 소녀상`이 미국 글렌데일 시에도 세워진다.
로스앤젤레스 북동쪽의 글렌데일은 캘리포니아주에서 3번째로 큰 도시. 가주한미포럼(대표 윤석원)은 이곳 중앙도서관 앞 공원에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글렌데일 시의회는 지난 3월 26일(현지시간) 중앙도서관 앞 공공부지에 위안부 소녀상을 세우기로 의결했으며, 가주한미포럼이 기금 모금과 함께 건립 준비에 나섰다.
포럼의 한 관계자는 "소녀상 제막식은 지난해 글레데일 시정부가 지정·선포한 `한국 일본군 위안부의 날`(7월 30일)을 전후해 열기로 시의회와 합의했다"며 "한국에서 제작을 마친 소녀상이 이달 말 미국에 도착한다"고 23일 밝혔다.
제막식에는 2007년 7월 30일 미국 연방 하원이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마이클 혼다 의원 등 연방 하원의원, 캘리포니아주 정치인, 한인사회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소녀상이 한인사회의 성금으로 100% 제작되는 점과 한·일 외교 마찰 가능성을 고려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
3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소녀상의 기단에는 인권 유린의 역사를 알리는 위안부 동판이 부착됐다.
동포 박용근 씨가 진행을 총괄하며, 한인 물류업체인 `바이넥스 라인사`가 무료로 소녀상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옮겨주기로 했다.
이 소녀상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과 크기와 모양이 똑같은 것으로, 외국에 이 조형물이 건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사관 앞 소녀상은 김운성(49)·김서경(48) 부부가 조각했다.
캘리포니아주 한인들은 지난해 12월 오렌지카운티 가든 그로브의 한인 소유 쇼핑몰 부지에 위안부 기림비를 세웠으나 이번에는 글렌데일 시 공공부지에 소녀상을 세움으로써 지난해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됐다.
미국 동부의 뉴욕과 뉴저지에는 공공부지에 위안부 기림비가 32개 세워져 있다.
윤석원 대표는 "소녀상이 세워지면 도서관을 출입하는 학생들에게 일본의 만행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며 "소녀상을 건립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준 역사학자 출신인 프랭크 퀸데로 전 글렌데일 시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퀸데로 전 시장은 스페인계 미국인으로, 베트남 파병 용사이기도 하다.
소녀상 건립에는 미주 3·1여성동지회, 파바(PAVA)국제환경재단, 민주평통 LA협의회, LA 흥사단, 육군학사장교 남가주동문회, 남가주 ROTC 동지회 등이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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