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지속된 시리아 내전이 다음 달 10일로 예상되는 평화협상을 앞두고 고도의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마스쿠스와 지중해를 잇는 도로 상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인 알-쿠사이르시를 최근 탈환하며 기세를 올린 시리아 정부군은 레바논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와 협력을 강화하고 이란으로부터의 지원도 모색하며 세불리기를 꾀하고 있다.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역시 그동안 공격 무기 지원은 하지 않았던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무기 지원을 강하게 시사하고 나섰고 이스라엘까지 시리아와 대립각을 꾀하면서 대응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양측의 움직임은 내달 평화협상을 앞두고 보다 유리한 협상 고지를 선점하려는 고도의 기싸움이라는 해석이 국제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22일 AP와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알-쿠사이르시 탈환에는 헤즈볼라 전투원들이 상당수 참여해 시리아 정부군을 도왔다. 헤즈볼라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같은 이슬람 시아파다. 이 때문에 헤즈볼라의 개입은 시리아 내전의 성격을 중동 이슬람의 종파간 전쟁으로 변모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역시 시아파 국가인 이란도 이번 알-쿠사이르 전투에 헤즈볼라와 함께 정부군을 도와 참여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AFP 통신은 익명의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란인도 시리아 정부군을 도와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헤즈볼라와 함께 이란의 역할도 몇 달 동안 점점 커져왔다"고 전했다. 이처럼 시리아 정부군의 세력이 강화되자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은 반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과 훈련을 허용하는 법안을 초당적으로 지지했다. 로버트 케이시(펜실베이니아·민주) 중동 소위원회 위원장은 "이것은 국익과 직접 관련된 문제"라며 "우리가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하지 않으면 이란과 헤즈볼라만 강해질 뿐"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시리아 반군에 대한 지원을 위해 현재 시리아에 발효 중인 금수 조치 등 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것을 오는 27일 외무장관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은 제재 해제에 적극적인 반면 독일은 제재를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국은 시리아 정권이 반군측과 평화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려면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시리아 정권이 진지하게 협상하지 않으면 우리는 모든 선택수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호세 마누엘 가르시아-마르가요 외무장관 역시 "기본적 상황이 달라져 스페인의 입장도 변하고 있다"며 "시리아 국민의 보호를 위해 방어물자를 제공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스페인 외교부 당국자는 외무장관이 말한 방어물자에는 무기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움직임도 서방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지난 5일 시리아 정부군 군사기지를 공습했던 이스라엘은 시리아가 자신들의 점령지인 골란고원을 계속 공격한다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셰 아얄론 국방장관은 "우리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지 않겠다. 하지만 골란고원과 관련해서는 우리 땅에서 총격이 벌어지는 것을 두고 보지 않겠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길라드 에르단 국토안보부 장관은 방송에서 "시리아 사태의 전개에 따라 시리아군의 미사일이 이스라엘 도시를 공격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자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 돔이 모든 미사일을 막아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엔은 내달 개최할 예정인 제네바 평화회담에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신뢰할만한 협상팀이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얀 엘리아슨 유엔 사무부총장은 "회의 개최를 위해 양 당사자와 유엔 안보리 이사국 관계자들과 만나는 등 가능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에는 반기문 사무총장이 시리아 정부측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온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조속한 국제회의 개최에 합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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