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민영일기자]대남 오물 풍선 살포로 남북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자로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는 잠정 중단됐지만, 대북 전단을 빌미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우리도 이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언제든 정세격화의 불씨가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북한은 지난 2일 밤 국방성 부상 담화를 통해 "얼마나 기분이 더럽고 많은 공력이 소비되는지 (남측에) 충분한 체험을 시켰다"며 대북전단 대응이던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닷새간 1천개에 달하는 오물 풍선을 날리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연일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공격을 감행하는 등 `복합 도발`을 퍼붓던 상황에서 돌연 태세 전환에 나선 것이다.한국 사회내부에 혼란을 일으키고 대북전단에 대한 남남갈등을 유발한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판단에 따라 `치고 빠지기`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하지만 북한은 대북 전단살포가 재개되면 "백배의 휴지와 오물량을 다시 집중 살포"하겠다고 위협했다.한국 정부는 `감내할 수 없는 조치`를 경고했음에도 북한이 오물풍선 살포를 멈추지 않자 9·19군사합의의 전체 효력정지 카드를 꺼내들었다.대북 심리전의 핵심인 확성기 방송과 군사분계선 인근에서의 기동훈련을 제한하던 족쇄를 풀어 북한의 도발에 대응 수위를 높일 채비를 갖춘 것이다. 다만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제로 재개하는 시점은 향후 북한의 도발 여부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일단은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준비를 갖추는 것만으로도 대북 메시지가 될 수 있다.군사분계선 일근 군사훈련에 대한 법적 제약도 사라지는 만큼 향후 북한의 행동에 따라 정부는 여러 카드를 놓고 단계적으로 대응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결국 남북 모두 당장은 긴장을 추가로 고조시킬 만한 직접 행동은 피했지만, `언제든 한 발짝 더 나갈 수 있다`는 경고를 상대방에 보내고 있는 셈이다.단기적으로 관건은 대북전단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탈북민 단체들은 북한의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북전단을 계속 살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북한이 반발하면서 긴장 격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