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정체성을 말하자면, 농민을 위함이다. 그럼에도 일부 농협주유소가 일반 주유소보다 비싼 가격에 기름을 팔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농협이 그 어떤 말로 해명해도 농민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더구나 농협이 주유소를 운영하여 농민들의 소득증대와 서비스 사업에 기여해야 한다. 그럼에도 농가에 공급하는 면세유 가격을 일반 주유소에 비해 턱없이 높게 판매해온 사실이 들통 났다. 지난 15일 기준 봉화 농협주유소의 유류가격은 휘발유가 리터당 1,840원, 경유 1,640원, 등유 1,260원 인데 비해, 면세유 휘발유는 950원, 경유 990원, 등유 1,080원에 각각 거래됐다.
이날 인근의 K주유소에서 거래된 유류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835원, 경유 1,645원과 면세 휘발유 900원, 경유 950원으로 농협에 비해 리터당 50원, 40원이 싼 가격에 판매됐다. 더욱이 지난 5월1일 기준 지역 내 대다수 농협 주유소가 판매한 면세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59원~최고180, 경유는 45원~최고 279원까지 일반주유소에 비해 각각 폭리를 취했다. 이는 농협 스스로가 자기의 정체성을 돈과 바꾼 것이다. 따라서 농협의 설립 정신도 갖다버린 것과 같다. 이렇다면, 농협주유소가 존재할 이유조차 없다고 하겠다. 봉화 농협주유소 관계자는 농협 면세유가 일반주유소보다 다소 비싼 것은 농가별 배달을 하고 있어 인건비 등 경비가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라며, 부득이 가격을 올려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참으로 궁색하기 짝이 없다. 이와 반대로 농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농민의 소득증대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는 농협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이를 악용하여, 영리에만 급급하고 있다. 농협이 농민들에게 면세유를 공급하면서 일반주유소에 비해 폭리를 취한 것은 유류가격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이중고를 겪게 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건데 위와 같이 농협의 정체성을 상실한 곳이 봉화군뿐인가 하는 점이다. 농협이 이제부터라도 일반주유소보다 비싼 가격에 팔고 있는 지역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서 농협의 정체성과 설립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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