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민영일기자]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우세하다는 조사 결과가 30일 나왔다.
전문가들은 반대 성향 지지층의 견제 심리가 반영됐다면서도, 각각 `총선 패배 책임론`과 `사법리스크 방탄`에 대한 거부감이 주요했다고 분석했다.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한 전 위원장의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출마에 대해 `적절하다`가 37%, `부적절하다`가 47%로 나타났다.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적절하다`는 의견이 70%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는 `부적절하다`가 각각 70%, 72%를 기록했다. `지지 정당 없음·모름·무응답` 층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38%로, `적절하다`(29%)는 응답보다 다소 우세했다.정치권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당권주자로 나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적었다. 한 전 위원장이 당 운영 구상에 대해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해외직구 비판, 도서관 목격담 등으로 잠행 중에도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전당대회 도전을 위한 몸풀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번 조사에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론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자숙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당대표에 도전한다는 것에 대한 반감"이라며 "국민들이 아직은 자숙해야 한다고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도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론"이라고 요약했다.민주당 지지층의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한동훈 개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하다"며 "또 보수 세력 내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니까 견제 심리가 작동한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연임에 대해서는 `적절하다`가 39%, `부적절하다`가 49%를 기록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지층에서는 `적절하다`가 각각 77%, 69%이지만 국민의힘에서는 `부적절하다`가 83%에 이르렀다. `지지 정당 없음·모름·무응답` 층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50%로, `적절하다`(22%)는 응답보다 2배 이상 많았다.최근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에 시동을 걸었다고 분석된다. 민주당은 이날 당대표·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하고자 할 경우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하도록 하는 현행 규정을 유지하되, 전국 단위 선거 일정 등 상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당무위 의결로 사퇴시한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당내 유일한 대선주자인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 및 대권 가도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이 대표 연임론에 당내 일각을 넘어 당 지도부도 가세하고 있다.이 대표의 연임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은 이유로는 `사법리스크 방탄`이 꼽혔다. 최 교수는 "이 대표의 연임이 자신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방어라고 의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의 견제 심리도 작용했다고 봤다. 차 교수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지지하는 정당에 따른 차이"라고 말했다.다만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이들의 당권 도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각 당의 전당대회는 당원 지지율이 더 중요한 변수"라며 "여론조사 결과가 한동훈, 이재명의 출마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