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달 미국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국제사회의 질서를 좌우하는 양국 정상의 만남은 협력과 경쟁을 추구하는 새로운 국제질서의 흐름을 좌우할 중요 외교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지속돼온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강행 등으로 고조된 한반도 위기정세를 완화할 계기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달 7, 8일 시 주석과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진핑을 정점으로 한 중국의 5세대 지도부 출범 이후 미·중 정상이 회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니 대변인은 이번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의 외교적 형식이나 격(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양국의 조율을 거쳐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국 정상회담의 장소가 백악관이 아닌 점을 감안할 때 국빈방문 보다는 실무방문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외교부도 21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을 포함한 시 주석의 미주 4국 순방 계획을 공개했다. 시 주석은 이달 31일부터 내달 6일까지 트리니다드 토바고, 코스타리카,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 3국을 먼저 국빈 방문하고 미국을 찾는다. 시 주석의 이번 순방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이뤄진 러시아, 탄자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공화국 순방에 이은 두번째다. 카니 대변인은 양국 정상회담의 의제와 관련해 "양자 현안을 비롯해 지역, 국제 이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할 것"이라면서 "지난 4년간 양국 관계의 발전과 도전에 대해 평가하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미 정상회담에서 쌍방은 양자 관계 및 공통적으로 관심을 둔 국제 및 지역 문제에 관해 광범위한 의견을 나눌 것"이라며 "이번 회담은 중·미 관계의 장기적 발전, 세계의 평화 안정 촉진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외교소식통들은 1기 행정부 말기부터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정책을 강조해온 오바마 대통령과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선언한 시 주석이 상호 경쟁속에 협력을 모색하는 새로운 국제질서의 패러다임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북한의 도발 중단과 국제의무 준수를 압박하라고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현안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나눌지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공개적으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결의 이행에 적극 동참하는 등 과거와 달라지고 있음을 언급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떤 논의를 하게 될 지가 향후 한반도 정세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시 주석이 그동안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강조해온 점을 감안할 때 장기 교착중인 북핵 6자회담의 재개를 포함해 대화국면으로의 전환도 모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미ㆍ중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오는 26~28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한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로 자리를 옮기는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의 후임으로 에반 메데이로스 중국담당 보좌관이 내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돌고 있다. `강성` 중국 전문가로 알려진 그가 기용될 경우 인권과 사이버 안보 등에서 양국이 다소 긴장관계를 보일 수 있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주요 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중국 정부와 군을 직접 지목해 중국 측의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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