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대구·경북에서 열릴 제7차 세계 물 포럼의 킥오프회의가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서울과 대구에서 개최된다. 세계 물 포럼은 3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최대의 물 관련 국제행사다. 킥오프 회의에는 세계 각국의 정치인과 물 전문가 등 500여명이 참석해 2015년 포럼의 주제와 진행방식을 논의한다. 7차 포럼은 `실행(Implementation)`을 핵심가치로 삼는다고 한다. 1997년 모로코에서 열린 1차 포럼을 시작으로 6차에 걸쳐 쌓아온 물 문제 해결방안을 실천으로 구체화할 때라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물 관련 선진기술과 성공사례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과학기술 과정`을 이번에 처음 도입하는 것은 실천을 염두에 둔 적절한 조치로 본다.
이번 킥오프 회의는 2년 앞둔 포럼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의미를 갖는다. 이 때문에 준비 초기 단계에서 세계 물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갖추고 제대로 된 논의의 마당을 만들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물 포럼의 국내 개최를 돕고자 지난해 12월 지원특별법을 제정한 데 이어 지난달 조직위원회를 가동한 만큼 범정부 차원의 협력과 공조도 필수적이다. 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통해 알맹이 있는 결과물을 내는 게 중요하다. 물과 녹색성장, 기후 변화, 통합 수자원 관리, 물과 재해·에너지·식량, 담수화 등 세계가 당면한 현안에 대한 해결방안과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정치적 행동방안을 담아냈으면 한다. 아울러 기대만큼의 부수 효과를 내려는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국토연구원 분석을 보면 2015년 포럼 개최로 우리 경제에 2천600억원의 편익이 기대된다고 한다. 이처럼 경제 효과를 극대화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우리나라도 물 부족국가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2050 환경전망` 보고서에서 가용 수자원 대비 물 수요의 비율이 40%를 넘는다며 우리나라를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심각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하기도 했다. 앞으로 물이 모자랄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진단해보고 필요하다면 물 부족 현상에 대비하는 논의를 본격화했으면 한다. 특히 물 산업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물 절감기술과 수자원 확보를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 석유가 `20세기의 블랙골드`라면 물은 `21세기의 블루골드`라고 불리고 앞으론 석유가 아닌 물을 놓고 전쟁이 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올 정도이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 물 시장은 2010년 4천800억달러에서 2025년 8천650억달러로 연평균 4%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물 관리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세계 물 산업을 주도하는 자리에 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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