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가 종영을 앞두고 자체 최고치를 경신하며 인기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자극적인 설정에 따른 `막장` 논란은 드라마의 성공에 오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17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오자룡이 간다`는 전날 전국 기준 21.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작년 11월 방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오자룡이 간다`의 성공은 장기간 침체에 빠진 MBC 일일극의 부활을 알렸다. 또한, 평일 `뉴스데스크`의 오후 8시대 안착과 새로운 일일극 시간대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평가받는다.
시청률 5.9%로 출발한 `오자룡이 간다`는 SBS 일일극과 맞붙으면서 한동안 시청률이 한 자릿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이 상승 곡선을 타며 경쟁작을 배 이상 앞질렀다.
덩달아 `뉴스데스크`도 시청률 10%를 회복하며 SBS `8 뉴스`와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MBC로서는 작년 11월 시행한 편성 모험이 결실을 거둔 셈이다.
드라마의 인기에는 뚜렷한 선악 구도와 배우들의 열연이 한몫했다.
야심을 위해 온갖 악행을 일삼는 이기자(이휘향 분) 모자는 재미의 큰 축을 담당했다. 여기에 가진 것 없던 오자룡(이장우)이 알고 보니 재벌의 아들이었다는 출생의 비밀이 더해지며 드라마는 중장년층을 TV 앞으로 끌어모았다.
이휘향은 인생의 `한방`을 위해 거짓말을 달고 사는 이기자를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며 재미를 주었다. 이기자의 아들 진용석을 연기한 진태현도 냉정한 악역을 몸에 맞춘 듯 소화했다. 여기에 주인공 이장우와 오연서는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떠받쳤다.
그러나 드라마는 `막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애초 이 작품은 청년 백수 오자룡의 성공담을 통해 건강한 삶을 보여준다는 의도였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배신과 불륜, 살인 등 자극적인 설정이 잇따랐다.
악역들이 활개를 칠수록 시청률이 올라가는 씁쓸한 상황이 이어졌다. 갈등이 번번이 우연에 기대 해결되는 상황도 이야기의 설득력을 떨어뜨렸다.
MBC는 `오자룡이 간다` 후속으로 다음 주부터 스타 작가 임성한의 신작 `오로라 공주`를 선보인다.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등 임 작가의 전작들이 매번 논란을 불렀다는 점에서 `오로라 공주`를 보는 시선도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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