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새누리당 주류세력인 친박(친박근혜)계 내부에서 미묘한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양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의도를 떠나 청와대의 주인이 되면서 집권여당에 사실상 권력의 진공상태가 만들어진 가운데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차기 실력자들의 움직임이 서서히 가시화하면서다. `파워게임`은 당장 최 의원을 새 원내사령탑으로 뽑은 지난 15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시작됐다는 게 여권 안팎의 공통된 관전평이다. 특히 작금의 주류내 힘겨루기는 10월 재·보선의 공천과 선거결과, 내년 지방선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끼치면서 여권내 권력지형의 변화를 추동할 공산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우선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최 원내대표가 경선에서 겨우 8표 차로 신승한 것을 놓고 주류로서 친박세가 매우 엷어진 상황이 반영됐다는 말이 나온다. 정권 초에 그것도 박심(朴心·박 대통령 의중)이 실렸다는 소문에도 불구하고 최 원내대표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5년 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뒷받침했던 여권 축으로서의 친이(친이명박)계와 같은 강한 로열티로 연결된 박 대통령 지지세력이 형성돼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들게 한다. 박 대통령과는 가깝지만 친박으로서의 계파색은 상대적으로 엷은 이주영 의원에게 원내대표 선거에서 예상 외로 많은 표가 몰린 것은 주류의 분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당 안팎에 적잖다. 이르면 지난 15일 황우여 대표가 취임 1년을 맞아 단행하려 한 주요당직 개편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배경에도 친박을 포함한 세력 간 팽팽한 신경전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집권여당의 인사와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당초 친박계 3선인 홍문종 의원이 청와대의 의중이 실렸다는 관측에 힘입어 유력하게 물망에 올랐다가, 또 다른 친박 핵심 B 의원과 친이계의 한 의원도 관심을 나타내며 갑자기 5명이 경합하는 상황으로 변하기도 했다. 지도부 일각에선 충청권 배려 차원에서 충청 출신 이완구 의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충남도지사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에 맞서 지사직을 던지면서 박 대통령과 가까워졌다고 한다. 특히 친박내 힘겨루기는 지역 맹주와 차기 리더십 등을 둘러싼 경쟁 속에 전선을 넓혀갈 공산이 크다. 우선 여권에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TK(대구·경북) 지역의 맹주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대주주`가 사라져서다. 일단 3선임에도 일약 원내대표를 거머쥔 최경환 의원이 유리한 입지를 바탕으로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는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현재 당직은 없지만 대구출신의 3선 유승민 의원도 `다크호스`다. 역시 새누리당의 텃밭인 PK(부산·경남)에는 김무성 의원이 4·24 재ㆍ보선을 통해 5선으로 여의도에 재입성하면서 부산을 넘어서 단숨에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떠올랐다. `친박 좌장`으로 통했던 김 의원은 당선 후 "소외감을 느끼는 친박계, 상실감을 느끼는 비박·친이계의 역량을 결집해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게 나의 역할"이라며 무언가 `그랜드 디자인`을 갖고 있는 듯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의 당권 도전은 시간문제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10월 재·보선의 결과가 그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황 대표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차기 당 대표는 오는 2016년 4월에 열리는 20대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권력지형의 대대적 재편을 이끌 여권의 핵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부산에서는 또 다른 원조 친박인 서병수(4선) 의원, 유기준(3선) 의원이 당 지도부를 거치며 차세대 리더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나란히 내년 6·4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부산시장 유력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3선 의원 출신의 친박 핵심 권영세 주중 대사 내정자도 차세대 리더그룹으로 눈여겨볼 인사다. `정치적 중원`인 충청에서는 6선의 이인제 의원, 3선의 정우택 최고위원, 역시 3선인 이완구 의원이 지역 맹주 다툼을 벌이며 당내 한 축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친박 성향의 이들 3인은 차기 당 대표 선거에서 `충청대표론`을 띄우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의 분화와 차기 리더십 경쟁은 비박(非朴·비박근혜)계 거물인 정몽준(7선) 이재오(5선) 의원과 당내 경제민주화모임을 이끌고 있는 원조쇄신파 남경필(5선) 의원 등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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