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도가 이제는 제자리에 장착할 때가 이미 지났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럼에도 의장활동을 함에 있어 시민들이 보기에 아직까지도 지방자치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로 볼만한 여지가 충분한다. 이는 의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지 못한 일부 의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기본적인 자질을 운운하는 것은 선거 당시에는 온갖 사탕발림의 공약을 내세우고 나서는 일단 당선만 되면 그때에 내놓은 공약을 나는 모른다는 식의 일부 의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공약은 포항시민들을 상대로 나를 당선시켜 준다면, 어떻게 민의를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는 대시민적인 약속이다. 그러나 일단 당선만 되고 나면, 기억력의 떨어져서인지 알 수가 없으나, 임기동안 모르쇠로 초지일관하는 의원들이 없지가 않다. 이 같은 의원들을 다음 선거 때에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의원들은 비록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유권자의 기억력은 되레 생생하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기억력이나 이를 평가할 기구가 지난 14일 포항시에서 발족되었다. 참으로 지방자치제도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 잘하는 일이다. 포항시의원 32명의 의정활동을 평가할 ‘포항YMCA 의정평가단’이 출범했다. 의정평가단은 포항시의원들의 상임위 활동은 물론 개별평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옥(玉)을 들추어내고 석(石)에 대해서는 유권자가 버릴 수가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에서 발족되었다. 더구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평가단 구성을 보면, 서의호 포스텍 교수와 마민호 한동대 교수가 공동단장이다. 구성원 전체는 모두 22명이다. 평가단은 비례대표 4명을 포함해 모두 32명의 포항시의원이 대상이다. 평가 기간은 2010년 7월부터 오는 7월까지 3년 동안이다.
평가방법을 보면, 시의회 상임위와 본회의 속기록을 모니터링 한다. 그리고 시의회 방청활동을 통한 시의원들을 개별적으로 평가한다. 개별 시의원 공약 등을 철저히 검증한다. 특히 평가단이 지방의정 평가지표를 자치입법, 예ㆍ결산, 집행기관 견제감시, 주민의사 정책반영, 의정활동 성과제고, 지방의원 윤리분야, 공약 등 7개 세부항목으로 나눠 평가한다. 어느 하나의 항목도 중요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유독 주목하는 것은 의원들이 윤리 분야이다. 의원들의 윤리성이 떨어지면, 위의 7개 항목 모두가 잘 되지 않았다고 봐도 좋기 때문에 그렇다. 윤리성이 공약을 지키려는 의지이기도 하고, 시민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주민의사를 집행부에 반영하려는 노력도 했을 것이다. 예ㆍ결산, 집행부 감시ㆍ감독 등을 한마디로 묶어본다면, 의원들의 윤리성이다. 윤리성이 해이해지면, 그때부터 자기가 왜 의원이 되었는가 하는 의원의 본분을 망각하고 거들먹거리기 시작한다. 이번 평가에서 이 같은 의원을 반드시 솎아내야 한다.
평가단은 자료조사 후 공무원과 기자, 시의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등 평가결과에 대한 검증작업을 거쳐 평가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평가결과에 따라 우수 시의원 5명을 선발하여 시상한다. 평가백서도 발간한다. 서의호 포항YMCA 의정평가단 공동단장은 동료의원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등 불성실한 함량미달 의원들은 사라지게 해야 한다. 함량미달만 골라내면, 포항시가 더욱 살기가 좋은 도시가 될 것이다. 그래서 평가단에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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