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의 막말이 도를 넘고 있는데도 소속 당의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총선을 이제 2일 앞둔 상황에서 이런 분위기는 민주당은 내심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막말은 수준을 넘어 망언에 가깝다. 당장 총선에서 위기를 넘긴다해도 이 문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피해 당사자들에게는 대못을 박은 행위다. 그는 지난해 12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을 연산군에 비유하며 “연산 시절에 스와핑(상대를 바꿔가며 하는 성관계)이 그렇게 많이 있었다”고 말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지난 1월에는 “윤석열 부부는 암수 구분 안 되는 토끼”, “얼레리꼴레리는 ‘X린다’에서 유래됐다” 등의 말도 했다. 이재명 대표를 비판한 의료계를 겨냥, “이건 미친 나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글로 옮기기가 민망할 정도로 수준이 낮다.박정희 대통령 및 위안부 비하 발언, ‘이화여대생 미군 성상납’ 발언의 후폭풍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 700명이 모여 사퇴를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 권고에 김 후보가 마지못해 사과를 했으나 추가 막말이 알려지면서 한두 번 말실수가 아니라 상습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0개 여성 단체로 구성된 ‘찐(眞)여성주권행동’도 김 후보 선거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의 사죄를 요구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도 지난 18일 김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를 분석해보니 ‘김준혁’이 전 세대에서 관심인데, 2030세대 검색량이 꾸준히 상승세다. 저급한 막말을 내뱉는 이가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표를 달라는 걸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런데 정작 민주당에서는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그의 공천을 취소하거나 자진사퇴를 강요하지는 않아 보인다. 수원시민들의 정서가 어떨지 궁금하다.민주당은 선거 판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해 김준혁 문제를 어물쩡하게 넘어가려고 한다. 자격 없는 이들에게 후보 자격을 준 것도 모자라 속속 드러나는 허물을 묻고 가겠다는 심보다. 늘 입으로만 공정과 상식, 특권 철폐를 외쳐 온 민주당의 모습과는 전혀 딴 판이다. 이러고도 민심에 표를 달라고 구걸하고 있나. 민주당이 그를 제명하지 않으면 지역의 유권자들이 표로 그를 응징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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