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한창인 4월 청하면 들판에는 봄의 왈츠가 화려하게 울려 퍼졌다. 들을수록 매료되는 왈츠의 진원지는 포항의 청하중학교. 그곳에는 유명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능숙한 중학생 연주자들이 봄을 연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는 봄을 조율하는 한 선생님이 계셨다. 주인공은 바로 청하중학교 이주석 교사! 농산어촌 지역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들이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해 문화 빈민층으로 전락하지 않을까’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 공부 유학 대신 문화 유학을 시키는 학부모가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농촌 공동화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는 자연 학생 수 감소로 이어져 학교 통폐합이라는 큰 문제를 낳고 있다. 하지만 청하면에 소재한 청하중학교는 통폐합을 걱정하는 학교와는 달리 매년 학생 수가 늘어나고 있어 다른 농산어촌학교는 물론 도시 학교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학부모들이 청하중학교를 선택하는 이유는 분명 공부 때문만은 아니다. 공부보단 오히려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농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와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감수성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 소외 지역에서 문화 인재 육성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주석 교사야말로 이 시대의 참 스승이라 할 수 있다. 이주석 교사의 문화 교육에 대한 열정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부임지인 청하중학교 학생들은 거칠었다. 연일 큰 싸움이 끊이지 않았으며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중 탈락하는 학생들도 꽤 많았다. 제자 사랑이 각별한 이 교사은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 때 선택한 것이 학생들의 순수성을 이끌어내는 문화 교육이었다. 이 교사는 손수 악보를 작성하고 자비로 악기를 사서 학생들을 교육시켰다. 이 교사의 열정에 학생들도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음악을 무조건 ‘딴따라’로 생각하는 시골 학부모들이었다. 이주석 선생은 일일이 가정을 방문해 학부모들을 설득했다. 여러 번의 큰 위기가 있었지만 감수성 강한 학생들과 이 교사는 그 위기를 이겨내고 드디어 1997년 “제14회 전국 리코더 경연대회”에 독주와 중주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성취감은 곧바로 학력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은 진정한 의미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했다. 그 결과 많은 학생들이 우수한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했다. 이주석 교사는 평소에도 스카우트 활동, 문학 캠프, 국토 순례, 지리산 종주 등 학생들이 스스로 창의적인 감수성을 기르고,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탐색ㆍ개발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최근에는 리코더 이외에 오카리나, 기타, 우크렐레, 밴드 등 더 다양화되고 차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해 교육만족도 제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청하중학교는 `2012년 전원학교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교로 선정되었으며, 방과후 부문에서 명품 교육 기관으로 인증 받았다. 어느 때든 청하중학교에 가면 이주석 마에스트로와 감수성 넘치는 학생들이 연주하는 ‘희망의 왈츠’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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