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의회 연설 등 이번 방미 일정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핵 포기를 비롯한 선제적 변화 촉구 등 원칙적이고 강한 대북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9일 "북한도 한미 정상회담을 보고 우리나 국제사회가 대북 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전략적으로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한미정상회담 이후 ▲ 기존 입장 고수 ▲ 전술적 변화를 통한 현재 상황 모면 ▲ 근본적 입장 변화 등 3가지 선택의 갈림길 위에 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 북한, 긴장국면 지속…추가 도발 가능성=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 이후 지속해온 한반도 긴장 국면을 계속 끌고 갈 수 있다는 예상이 우선 제기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측이 별다른 유인책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도 현 시점에서 태도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북한이 현재의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추가적인 도발 카드도 꺼낼 수 있다. 이미 북한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한미 서해 대잠수함 훈련 등을 비난하면서 서해5도를 중심으로 한 도발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또 5㎿급 흑연감속로의 재가동, 실험용 경수로의 조기 완공 및 가동, 우라늄 농축 공개 등도 핵 문제에 민감한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카드다. 대화 제의 거부에 따른 남측 인원의 전원철수로 텅 빈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자산 동결·몰수 등 한 걸음 더 나간 조치를 통해 더욱 강경한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긴장 속 전술적 변화…선제적 `대화 공세` 취할 수도= 북한이 선제적 대화 제의 등을 통한 약간의 전술 변화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큰 틀에서의 전략적 긴장 상태는 유지하는 가운데 현재 국면을 주도하는 차원에서 먼저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한미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원칙적이고 타협 없는 대북 대응을 천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과 대칭점을 이루는 것이기도 하다. 이 경우 남북 양측이 극한 대립 속에서도 정상화해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거의 없는 개성공단 문제를 매개로 대화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거론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긴장에서 대화로 전환하는 계기로 평가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탐색하기 위해 개성공단의 원자재 등 반출 협의 차원의 기업인 방북을 허용하는 등 선제적인 대화 제의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 극적인 입장 전환…중국의 압박 강화가 변수= 북한이 지난 몇 달 동안 끌어온 군사적 긴장 상황을 종식하고 적극적인 대화 기조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북한은 지난 3월 미사일·장거리 포병부대에 발령한 `1호 전투근무태세`를 최근 해제하고 지난달 초 동해안으로 이동 배치한 무수단(사거리 3천∼4천㎞) 중거리 미사일도 철수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특히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중국의 4대 국유상업 은행 가운데 하나인 중국은행은 최근 북한의 무역결제은행인 조선무역은행의 계좌를 폐쇄했다. 북한의 국외거래에서 북중 교역이 차지하는 규모나 조선무역은행의 역할 등을 볼 때 이번 계좌 폐쇄 조치는 중국을 든든한 우방으로 여겨온 북측에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그러나 한미 양국이 이번 회담에서 북핵의 불인정과 선(先)포기 원칙을 천명한 마당에 북한이 극적인 입장 변화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150자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비밀번호를 8자 이상 20자 이하로 입력하시고, 영문 문자와 숫자를 포함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