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경 대구상의 회장시대가 열렸다. 박 신임 회장은 지난 19일 경선 투표 끝에 장원규 화성밸브 대표를 누르고 회장에 선출됐다. 케이케이<주>(옛 경북광유) 대표인 그는 대구상의 최초로 여성 회장에 등극했다. 이번 선거는 대구상의가 24년간 이어온 `회장 추대` 관례를 깨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 대목이다. 함께 경선에 나선 장원규 화성밸브 대표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상공의원 112명의 비밀투표 끝에 68.2%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앞서 지역 상공의원 사이에서는 대구 상의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계의 세대교체와 다양한 산업군의 출현을 감안하면 경선도 크게 나쁠게 없다는 여론이었다. 박 신임 회장은 그런 점에서 행여 발생할 선거 후유증을 차단하고 상공인의 단합을 도모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4년 전 치열했던 경선으로 상의가 거의 반쪽으로 분열된 전례를 남겨서는 안 될 것이다.
기업의 규모를 키우고 산업군을 재편하는 것도 신임 회장단이 마주할 숙제다. 대구는 중소기업의 도시다. 기업들이 규모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대구 상공인들은 각자의 기업을 `작지만 강한 기업` 혹은 `크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이 필요하다.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여기에는 기업인의 상생 협력 정신이 요구된다. 신산업 아이템에 대한 수용에서도 대구상의의 진취적 방향제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 대구는 그동안 섬유, 기계공업, 자동차부품 중심으로 산업의 주류를 형성했지만, 근년 들어 2차전지, 의료·바이오, AI, 빅데이터, 반도체 장비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무엇보다 각각의 기업들은 근로자의 임금 인상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대구상의의 새 집행부가 과감히 앞장서야 한다.박 신임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현재 케이케이 장학재단과 육영사업을 추진중인데, 앞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상생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신임 회장은 경북광유 창업자인 고 박재관 회장의 손녀로, 2세 경영을 맡은 고 박진희 회장의 뒤를 이어 3대째 기업을 이끌고 있다. 그는 19,20대 상임의원, 22, 24대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오랜 세월을 대구상의를 위해 일해 왔다. 그가 취임사에서 강조했듯이 대구와 지역경제를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헌신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