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골머리를 앓으며 그동안 고민하던 지방소멸의 해법을 김천의 명문 김천高가 내놓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해법이라고 하지만 아주 간단하다. 하지만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면 지방소멸을 막는 큰 해법도 나오는 것이다. 김천고가 내놓은 해외 유학생 유치사례는 지방소멸을 막는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천고는 올해 베트남 출신 7명, 캄보디아 출신 1명의 해외 유학생을 뽑았다. 작년까지 학년당 8반(240명)이었던 것이 올해 1학년은 유학생이 입학하면서 9반으로 늘어났다. 국내 고교에서 해외 유학생을 뽑은 사례는 김천고가 유일하다. 자율형 사립고인 김천고는 재작년부터 유학생 유치를 착실하게 준비해왔다. 김천고는 신입생의 40%는 전국에서, 40%는 경북, 20%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뽑았다. 면학 분위기가 좋고 대입 실적도 좋아 전국에서 학교로 입학하겠다는 학생이 줄을 선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북지역 저출생 현상으로 경북 학생만 뽑을 경우 전형이 미달될 때도 있다. 경북의 초·중·고교 학생 수는 2003년 41만2315명에서 2023년 24만9095명으로 20년 만에 약 40%나 줄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학생수를 유지하기는커녕 지역소멸까지 걱정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가 외국 유학생 유치였다. 김천고 유학생들은 3년 동안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공부한다. 학비, 기숙사비 등 1인당 필요한 연간 비용 1500만원은 모두 학교가 지원한다. 졸업할 때까지 한국어능력시험 6급 자격을 따고, 외국인 전형으로 국내 대학에 진학하는 게 1차 목표다. 탄력을 받은 김천고는 내년부터 베트남·캄보디아뿐 아니라 우즈베키스탄·라오스 등 국가를 넓혀 외국인 유학생을 16명 정도 받을 계획이다. 같은 재단의 김천중학교에서부터 유학생을 데려와 가르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천고의 굿 아이디어에 경북도교육청도 올해 도내 직업계고 8곳에 베트남·태국·몽골·인도네시아 학생 48명을 유치하고 졸업 후 국내 기업에 취업시키기로 했다. 명문 김천고에서 시작된 외국인 유학생 선발은 이제 전국의 고교로 퍼져나가고 김천고로 벤치마킹 오는 학교도 늘어날게 될 것이다. 김천고 김상근 이사장의 말처럼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앞으로 학교 존속은 물론 지방소멸을 막는 유일한 대안 될 것으로 보인다. 명문 김천고에서 시작된 해외 유학생 유치가 지방소멸을 막는 해법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