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지난 5일(현지시간) 오전 전투기를 동원해 시리아의 군사기지를 공격하면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미국의 해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 반군에 무기 등을 지원해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는 방안까지 고민했으나,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아랍권 국가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시리아 반군까지도 일제히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시리아 반군은 이스라엘의 공습이 아사드 정권 축출을 위한 자신들의 노력을 해쳤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반군편에 서 있었던 이집트 등의 아랍권 국가와 아랍연맹 역시 한목소리로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무엇보다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을 자극해 시리아와 함께 반(反)이스라엘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이란이나 과격 이슬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의 개입을 가져올 수 있다.
시리아 정부의 우방인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 제재에 비판적이란 점도 여전히 미국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러시아는 과거 유엔에서 미국이 아사드 정권 축출을 주도하고 있는 것에 제동을 걸기도 했으며, 이번 공습 이후 더욱 시리아 정부에 기울 수도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시리아 사태 등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로 향했지만, 어느 정도까지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케리 국무장관은 "시리아 정부가 반군과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시리아 정부를 제재할 수 있도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국이 대(對)시리아 정책을 전격 수정할 것 같지도 않다.
이스라엘의 관심은 시리아의 무기가 헤즈볼라로 이전되는 것을 막는 것이지만, 미국의 관심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에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리아 정부가 실제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유엔 독립조사위원회 카를라 델 폰테 위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시리아 인접국에 머물면서 내전 피해자와 병원 관계자 등을 인터뷰한 자료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이 화학무기인 사린가스를 사용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미국이 시리아 사태에 대한 개입을 결정한다면 여전히 반군 지원이 가장 유력한 `선택지`라는 분석이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시리아 반군의 무장을 돕는 게 정책적 고려 대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인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 의원은 시리아 반군을 무장시키기 위한 `2013 시리아 안정화법`(Syria Stabilization Act of 2013)을 의회에 제출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나온 뒤에야 시리아 사태 개입을 검토할 것"이라며 "그러나 강경파들도 미군이 직접 시리아 땅에 들어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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