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의 최소 4개 도시에서 신성모독 금지법을 요구하는 수십만 명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경찰 간 잇단 충돌로 1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관리들이 5일(현지시간) 밝혔다. 엄격한 이슬람주의를 강조하는 `헤파자트-에-이슬람` 지지자들은 `알라후 아크바`(신은 위대하다)라는 구호와 함께 자신들의 13개 요구사항을 정부가 수용하라고 요구하며 수도 다카 등 적어도 4개 도시에서 시위를 벌였다. 경찰 집계 20만 명으로 추산되는 시위대는 다카와 다른 도시를 연결하는 주요 6개 도로를 점거한 채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신은 위대하다`는 구호 외에 "정부는 알라 신을 믿지 않고 있다. 무신론 정부다. 우리는 이 정부가 방글라데시에서 지내도록 해서는 안 된다. 무슬림은 형제다. 이슬람을 보호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 과정에서 돌을 던지는 시위대와 보안 경찰 간의 격렬한 충돌이 빚어졌으며, 거리에는 돌과 최루가스, 고무총탄 등이 난무했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몽둥이를 든 시위대를 제지하면서 시위가 격화됐으며, 수십 차례의 소규모 폭발이 있었고 모스크 위로 연기가 치솟기도 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모잠멜 하크 경감은 "사망자 10명 가운데 3명은 다카대학병원으로, 7명은 민간 의료원으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한 관리는 "6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었으며 경찰관 1명도 시위대에 얻어맞아 상태가 심각하다"고 AFP에 전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고무총탄을 사용했다고 밝혔으나, 다수의 목격자와 언론매체들은 경찰서와 차량, 상점 등을 불태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보안 병력이 수백 발의 실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한 경찰 간부는 "약 15만에서 20만 명의 시위대가 다카 중심 상업지역에서 행진을 벌였으며 시위가 자정을 넘어서도 계속됐다"고 말했다. `헤파자트-에-이슬람`은 새로이 결성된 이슬람 단체로 이슬람을 비난한 사람에 대해 사형을 요구하는 등 극단주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 단체가 정부에 제시한 13개 요구사항에는 ▲방글라데시에서의 음란영화 상영 금지 ▲신성모독 금지 ▲남녀의 자유로운 배석 금지 ▲헌법에 신에 대한 맹세 복구 등이 포함돼 있다. 시위대는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헤파자트-에-이슬람` 지지자 수만 명은 지난달에도 신성모독 금지법을 요구하며 다카에서 시위를 벌였었다. 이에 대해 비판자들은 `헤파자트-에-이슬람`이 방글라데시를 탈레반이 지배하는 아프가니스탄으로 만들려 한다며 비난했다. 헤파자트-에-이슬람의 한 지도자는 현지 인터넷 언론인 Bdnews.24에 시위대가 각기 다른 이슬람 단체 출신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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