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전 유로화 사용을 포기하겠다며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그리스가 긴축을 견뎌내며 경제 성장의 꿈을 조금씩 실현하고 있다.
그러나 나아진 실물 경제를 그리스인이 체감하려면 그간 졸라맨 허리띠를 풀어서는 안 된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4일(현지시간)자에서 지적했다.
◇크게 좋아진 거시 지표= 그리스의 실물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 체감 지수`는 올해 초부터 비록 기준선인 100보다 낮지만 80선을 상회, 2009년 이후 최고치를 보여준다.
그리스 경제의 비중이 큰 관광 분야의 올여름 예약 건수도 호조를 보이고 있고 지난 2년간 멈췄던 고속도로 건설 공사도 지난달 재개했다.
관급 공사 대금이나 의료 보험 약값 등 정부 지출금도 지급되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 말과 비교한 은행의 가계 예금 잔액은 지난해 7월 37%가 감소했다가 급속히 회복해 최근 감소분은 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총생산(GDP)은 2007년 이후 20%가 줄었으나 올해 마이너스 4.4% 성장을 기점으로 내년에는 성장으로 반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연합(EU)은 내년 GDP 성장률이 0.6%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자 지급분을 제외한 정부의 `본원 적자`는 올해 안으로 사라진다. 본원 적자는 2009년 GDP의 10.5%에서 지난해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조금 더 개혁해야"= 경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실업률이 27%를 넘기 때문에 임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아 구매력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업률이 비록 높지만 그 덕분에 수출 경쟁력이 생겼다. 그리스가 지난 10년간 70% 가까이 상실한 수출 경쟁력을 되찾았으나 유럽의 경기 침체 탓에 수출 여건은 썩 좋지 않다.
아직 걸림돌도 꽤 남아 있다. 활발해진 외국인 투자가 빛을 내려면 고질적인 관료주의 통제를 걷어내야 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또 공기업을 민영화해 500억 유로를 조달하려는 계획은 아직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반면 상품 수출에 걸리는 시간이 종전 7개월에서 최근 열흘로 줄었는가 하면 `평생직장`으로 간주한 공공부문 직원 1만5천명을 해고할 수 있게 법안을 마련한 점도 의미 있다고 이코노미스튼 평가했다.
그리스 경제회복이 시간문제일지 모르나 젊은 층의 60%에 가까운 실업자들이 그때까지 고통을 참아낼 수 있을는지가 관건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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