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달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6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력 건의했다. 이에 윤 대통령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경북도와 포항시, 포스텍이 추진 중인 `연구중심 의대 설립`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의대 증원 문제로 혼란스러운 가운데서도 벼랑 끝 위기에 놓인 지방 의료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 사업에 정부가 긍정적 신호를 보낸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경북은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가 1.4명에 불과해 전국 최하위 수준의 의료 접근성을 보이고 있다. 치료·회복을 위해 골든타임이 중요한 뇌졸중과 심근경색 같은 중증 응급분야 전문의 수는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경북지역 중증응급환자의 타 지역 유출률은 40.9%로 전남(51.2%), 세종(43.8%)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높다. 경북도는 의료 서비스 접근성 개선 등을 위해 지난해 2월 포스텍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설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의대 증원이 단순한 증원이 아니라 `의사과학자 육성`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연구 의대 설립이 절실하다. 연구 의대는 진료와 치료, 수술을 하는 임상의사가 아닌 질병 연구를 비롯해 치료 기기·백신 개발에 전념하는 의사를 양성한다. 국내 의대생 가운데 의사과학자를 원하는 이는 1%에도 못 미친다. 대부분은 고액 연봉인 임상의사가 되려 한다. 구미(歐美)에선 국가가 나서서 의사과학자를 키우고 있다. 파격적인 처우를 통해 온전히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이들은 사회적으로도 존경받는다. 우리 의료계에도 그런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설립`에 긍정 신호를 보낸만큼 이제 남은 문제는 이를 어떻게 빠르게 추진하는 일이다. 포스텍 바이오 연구 인력은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많으며,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경북도를 비롯해 포항시·포스텍과 지역 정치권은 합심해 연구 의대 설립을 반드시 실현시켜야 한다. 포스텍 연구 의대가 들어서면 포항은 철강, 이차전지에 이어 `의사과학자의 도시`로도 명성을 쌓게 된다. 정부는 말로 그치지 말고 하루빨리 연구 의대 설립을 위한 계획 수립에 착수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