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침을 ‘정치쇼’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들의 기대를 상쇄시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시절 대선 공약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약속했고, 지난해에도 “민주당도 못했던 일을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다”고 칭찬했던 이 대표가 이제와서 이같은 발언을 한 배경은 뭔가. 아마도 총선 표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여진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국민적 우려를 거론하며 “어떻게 한꺼번에 2000명을 늘리겠다는 건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로 국민적 관심을 끈 뒤 누군가 타협을 이끌어내는 정치쇼를 하려는 게 아니냐”라고 말했다. 또 “(전 정부 때 증원 추진했던) 400명의 5배인 2000명을 당장 증원하면 지금 의대들이 할 수 있겠나”라며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스스로 했던 말을 뒤집은 것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에야 말로 의대 증원을 던졌다가 슬그머니 철회하지 말고 윤 대통령이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고 당부했고 여야 협치의 첫 성공사례로 만들자고도 제안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지역의사제 도입, 전남권 의대 신설까지 주장했다. 당시 민주당은 “2020년 기준 영국이 8639명, 일본이 9330명을 뽑는데 비해서 우리는 너무 적다”며 현 정부가 의사 부족 근거로 제시하는 통계도 그대로 인용했다. 그랬던 이 대표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자가당착이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공약에서도 2024년부터 10년간 매년 1000명 증원을 약속했었다. 정부의 의대생 2000명 증원 방침과 숫자만 다를뿐 민주당의 주장과 뭐가 다른가. 게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400명 늘리는 것도 실패한 민주당이 무슨 수로 비상대책위를 꾸려 의사협회와 대안을 만들겠다는 건가. 정부 정책에 흠집을 내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얄팍한 속셈이라면 했던 발언을 취소한다고 솔직히 털어놓는게 낫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도 “의대 증원이 총선을 두 달 앞두고 발표된 게 오비이락인가”라며 선거용 ‘약속 대련’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 90%가 찬성하는 의대 증원을 선거 앞두고 반대하는 것도 표를 노린 발목잡기로 보여진다. 민주당이나 개혁신당 모두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꼼수발언은 절대로 민심을 얻지 못한다. 그런다고 국민들이 표를 줄 것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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