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를 이틀 앞두고 당권을 둘러싼 친노(친노무현)·주류와 비주류 진영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상대방에 대한 공격과 비판이 격화되는 등 과열 혼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비주류 김한길 후보와 친노·주류 이용섭 후보는 김 후보측의 문자메시지 발송을 놓고 `불법선거운동이 아니다`라는 입장과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며 감정섞인 공방을 벌였다. 벌써부터 전대 이후가 걱정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투표율이 과거 전대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두 후보측은 전당대회 당일 현장에서 실시되는 대의원·당원투표에 총력을 기울이며 `당심(黨心)`을 잡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대표 선출시 반영비율은 대의원 투표 50%, 당원 투표( ARS.우편 투표 포함) 30%다.
김한길, 이용섭 두 후보는 2일 불법선거운동 논란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당 선관위가 권리당원 ARS투표 및 여론조사 기간 문자메시지를 금지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하자 이 후보측이 전날 `김 후보측이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불법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한 게 발단이 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후보는 기자회견을 자청, "선관위도 `문자메시지 발송 금지`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음을 공식 확인했다"며 "이 후보측은 근거없는 음해를 중단하라"고 반격했다.
김 후보는 한 발짝 더 나아가 범주류 단일화를 `계파주의 부활, 편가르기`로 규정하며 "계파정치 행태가 다시 고개를 들고 당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줄세우기 징조가 보인다"고 친노를 정조준하며 공격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은 "실무자의 착오로 공문이 잘못 발송됐더라도 이를 준수한 후보와 그렇지 않은 후보간 형평성 문제는 남아 있다"며 전날 실시된 당원투표 무효화 및 재투표 실시를 요구했다.
이처럼 당권경쟁에서 당 혁신에 대한 건전한 정책대결은 실종되고 양측간 감정섞인 대결만 부각되면서 국민 및 당원들의 관심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하면서 관심이 안 의원에게 쏠린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틀간 일정으로 1일 시작된 권리당원 ARS투표의 투표율이 첫날 중간 집계결과 20.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당내에선 ARS 투표율이 30% 안팎의 낮은 투표율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대 당일 치러지는 대의원 및 당원의 투표도 부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양측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이해찬 전 대표와 김한길 후보가 맞붙었던 6·9전대 때 대의원 투표율은 68.6%, `당원+시민선거인단` 투표율은 44.9%를 각각 기록했었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조직 결속력이 공고한 친노·주류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당내 대체적 전망이다. 당내 친노 인사들은 지난 29일에 이어 이날도 오찬 회동을 열어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표 참여를 독려한 것도 친노 진영에서 결속하는 모습을 보이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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