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순창이 지역구인 진보정의당 강동원 의원이 2일 탈당, 정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창당설이 나도는 시점에서 강 의원이 당을 박차고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강 의원의 지역 기반이 호남이라는 점에서 `호남발(發) 정계개편`이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역구인 남원ㆍ순창에 진보정의당 당원이 존재하지 않아 내년 6월 지방선거에 후보를 내세울 수 없는 점과, 탈당을 권유하는 지역 민심을 내세워 탈당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지역민심을 이유로 탈당하면서 호남이 텃밭인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은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호남=민주당`으로 통했으나 강 의원은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행(行)을 택했다. 호남 민심이 민주당으로부터 이탈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의 탈당이 `안철수 신당설`과 맞물려 이뤄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강 의원은 `안철수 신당`이 현실화되면 합류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강 의원은 회견에서 "안철수신당과 무관하게 탈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도 "공교롭게도 타이밍이 이렇게 됐는데, 우선 무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민심 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탈당이 `안철수 신당`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민주당이 작년 대선 패배에 이어 4·24 재·보선 참패로 지지자들로부터 수권정당으로서의 신뢰를 잃고 있는 점이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는 측면이 있다.
최근 호남지역 여론조사에서 아직 탄생하지도 않은 `안철수신당`이 기존 민주당보다 훨씬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더욱이 안 의원이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전후해 광주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호남 민심은 출렁이며 `안철수 쏠림`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안철수 캠프`에서 국정자문단지원실 부실장을 지낸 이상갑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호남에서 `이제는 도저히 민주당으로는 안될 것 같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지면서 안 의원이 새로운 선택지로 여겨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 의원 탈당이 반대로 `안철수 신당`의 폭발력을 제한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아직 신당에 대한 정지작업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탈당이 단행되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기존 정당들의 `안철수 경계심`을 강화시킨 측면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무소속 단기필마 신세로 국회에 입성한 안 의원이 국회에서 정치력을 발휘하고 세력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다른 의원들과 협력하고 도움도 받아야 하는데, 이번 일로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당장 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선 친노(친노무현)·주류측의 이용섭 후보는 비주류인 김한길 후보가 대표에 선출되면 안 의원과 연대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안철수 경계론`을 경선에 끌어들이고 있다.
안 의원이 신당 추진에 대해 "너무 나간 얘기"라며 펄쩍 뛰고 있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안 의원은 강 의원의 탈당에 대해 "사전에 얘기가 없었다"며 자신과 연관짓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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