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안녕하세요? 저 손녀 난영이에요. 잘 지내시죠?
이번에 할머니가 계신 납골당에 다녀왔어요. 할머니께서 계신 유골함을 보니 눈시울이 붉어지더라구요.
평소에 사랑한다는 말도 못해드렸는데, 사랑한다면서 꼭 안아드린 적도 없는데...
할머니께서는 참 좋은 분이셨어요.
자주 찾아뵙지 못해도 우리가 항상 찾아가면 이름 불러주시면서 웃어주시고 많이 컸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몸이 불편하셔도 손을 뻗어 쓰다듬어 주시고.
할머니께서 이렇게 저를 사랑하셨는데 왜 저는 그건 몰랐을까요. 왜 이빨이 빠지셔서 발음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할머니를 멀리 했을까요.
할머니께서 저를 사랑하는 마음에 비하면 저는 턱없이 부족한 손녀였어요.
방을 옮기려고 물건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할머니와 찍은 사진을 보게 되었어요.
이마가 훤히 드러난 채 웃고 있는 저와 동생, 저희 엄마와 웃고 계시는 할머니가 찍혀 있었어요.그 때 할머니 휠체어를 끌고 나가 요양원 바로 옆에 있는 언덕에 올라갔던 거 기억하세요?
제가 휠체어를 잘 못 밀어서 덜컹덜컹거려도 옷을 얇게 입고 나와서 추우시더라도 환한 웃음 보여주셔서 감사했어요.
함께 웃어주시며 사진 찍어주셔서 감사했어요. 저 같이 못난 손녀 사랑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요양원에 있는 명단을 보니까 할머니께서 제일 연세가 많이 드셨더라구요. 그래도 제 옆에 계셔 주셔서 감사했어요.
그리 긴 시간을 함께 보내진 못했지만 저는 짧은 시간이라도 할머니를 만나 참 행복했어요. 얼마나 행복했으면 제 기억 속에도 할머니 댁을 찾아 뵙고 활짝 웃으며 돌아오던 게 생각나더라구요.
할머니! 저 같이 못난 손녀에게 끝없는 사랑을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다음에 납골당 찾아뵐 때는 꼭 그 사진을 들고 갈 테니까 같이 얘기해요.
그 때 얼마나 행복한 일이 있었는지 우리의 아름다운 추억에 대해 말이에요.
할머니를 제 할머니로 맞은 건 제 인생 최고의 행운이었어요. 할머니 사랑해요라고 직접 말씀드리진 못하지만 사랑의 큐피드 화살을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쏘고 있는 건 아시죠?
할머니, 이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해요!
김난영(포항 이동중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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