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의 화재 진압 현장에서 젊은 소방관 2명이 또다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경북 문경소방서 소속 김수광 소방교와 박수훈 소방사는 지난달 31일 밤 문경시 신시동의 한 육가공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출동했으나 화재 발생 5시간이 지난 1일 새벽 붕괴된 건물 내부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인명 수색을 위해 불길에 휩싸인 4층짜리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 발화지점인 3층까지 진입했으나 갑작스레 불길이 확산되면서 미처 건물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화재 현장에는 소방인력 127명이 출동했고 25대의 장비가 동원됐으나 두 사람을 끝내 구조하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소방공무원 5년 차인 김 소방교는 지난해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한 뒤 구조대에 자원할 정도로 뛰어난 역량과 투철한 사명감의 소유자였다. 특전사 출신으로 소방공무원 2년 차인 박 소방사는 평소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얘기할 만큼 사람을 구하는 일에 자부심을 보였다고 한다. 두 사람은 지난해 여름 경북 북부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 당시 문경·예천 일대에서 실종자를 찾는 68일간의 수색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고 한다. 이런 뛰어난 소방관을 잃은 것은 가족에게 큰 슬픔을 안겨주는 것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다. 최근 5년간 화재나 구조 현장 등에 출동했다가 목숨을 잃은 소방관은 24명이나 된다. 매년 5명 가까이 출동 현장에서 안타깝게 순직했다. 부상당한 소방관은 2019년 180명에서 2022년 236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정부는 소방관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소방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 소방공무원 채용을 늘렸다고는 하지만 현장 출동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한다. 대형 화재나 재난은 시·도 지역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고 발생하는데 지휘권은 소방청장과 시·도지사로 이원화돼 있는 것도 문제다. ‘소방청장→시·도 소방청장→일선 소방서장’으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높은 근무강도와 열악한 근무환경에 비해 낮은 처우도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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