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도발과 위협으로 지난해 말부터 긴장과 대치국면이 계속됐던 한반도가 새로운 고비를 맞고 있다. 북한이 반발해온 한미 군사훈련이 30일 종료된 것이 한반도 긴장 완화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개성공단 사태가 점점 꼬이면서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개성공단은 사실상 폐쇄 위기를 맞고 있다. 한반도 내의 이런 상황이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느냐에 따라 정세 변화도 극과 극으로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개성공단 사태가 정세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일차적으로 가를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잔류해 있는 남측 인원 7명이 모두 철수하고 정부가 단전·단수 등의 후속 조치까지 취하게 된다면 개성공단은 사실상 공장만 있는 폐공단이 된다. 금강산 관광 중단 사태 때처럼 개성공단의 공장에 대한 동결·압류 절차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개성공단이 사실상 폐쇄 상태로 완전히 들어가면 금강산 관광 중단처럼 현 정부 내에서는 정상화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왕자씨 피살 사건으로 2008년 중단된 금강산 관광은 아직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남북관계로 평가되는 이명박 정부에서도 유지됐던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상황이 되면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더 큰 난관을 만나게 된다. 정부가 개성공단 유지 방침을 계속 밝힌 것도 이런 차원으로 분석된다. 통행제한과 북한 근로자 철수 등의 조치를 취했던 북한 역시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아직 폐쇄 의지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북한이 세게 하려고 했으면 더 강수를 뒀을 것"이라면서 "개성공단의 남측 인원 7명 잔류 문제도 단순히 돈 문제보다는 대화의 끈을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봐야한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남북간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를 연결고리로 한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이런 대화가 성사되고 개성공단이 정상화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경우 이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 조치의 해제 문제로 남북 대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측면에서 두 달간 진행됐던 한미 군사훈련이 종료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한미 군사 훈련을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며 긴장을 고조시켜온 북한이 동해안에 배치된 무수단 미사일 등을 원상 복귀시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한반도의 긴장 완화 분위기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의 정상화와 북한의 추가도발 자제 움직임 등이 맞물려서 전개되는 상황이 되면 5월 한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비핵화 대화에 동력을 새롭게 주입하는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 등에서 도발과 제재, 대화와 보상을 반복하는 과거 패턴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좀더 분명하게 관측될 때까지 한반도 정세 변화도 서서히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생각보다 냉각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한 정부 소식통은 "중요한 것은 북한의 태도변화"라면서 "개성공단 문제 등에서 북한이 변했다는 신호가 관측돼야 한반도 정세도 대화 탐색 국면으로 서서히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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