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헌법개정을 둘러싸고 집권당과 헌법재판소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29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헌법재판소가 집권 푸어 타이당과 이를 지지하는 `레드셔츠` 운동가들로부터 이중으로 사임 및 탄핵 압력을 받고 있다.
이는 푸어 타이당이 시도하는 개헌 작업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헌법재판소가 심의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푸어 타이당은 개헌은 입법부의 소관사항이며, 헌법재판소가 이에 개입하는 것은 3권 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푸어 타이당은 위헌 심의에 찬성한 헌법재판소 판사 3명에 대해 탄핵을 추진중이며, 탄핵안을 이번 주나 다음 주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탁신 친나왓 전총리와 푸어 타이당을 지지하는 레츠셔츠들은 헌재가 개헌에 개입함으로써 월권행위를 했다며 지난주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레드셔츠들은 또 헌재 판사들에게 직무 중지를 촉구하는 한편, 헌재를 상대로 시민 불복종 운동을 벌이고 이들을 시민의 이름으로 직접 체포하겠다고 선언했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맞서 레드셔츠 시위 주도자 3명을 사법부 모독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개헌을 둘러싸고 집권 푸어 타이당 및 시민 단체와 헌법재판소의 갈등이 본격화됨에 따라 태국의 정국이 또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푸어 타이당은 지난 2007년 제정된 현행 헌법이 사법부의 권한을 지나치게 강화해 대의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보고 개헌을 추진중이다.
현행 헌법은 사법부가 상원 의원들을 선출하고, 정당 해산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법부 판결에 따라 지난 2008년 탁신 전총리가 창당한 타이 락 타이당이 해산됐으며, 사막 순다라벳 전 총리가 TV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출연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총리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언론들은 푸어 타이당이 개헌 추진에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정치권에 가장 영향력이 큰 탁신 전총리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집권당과 헌재가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 정국 혼란이 초래될 우려가 크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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