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김경철ㆍ조준영기자] "7년 전 건물이 좌우로 한번씩 흔들리고 1∼2초간 주춤하더니 또 다시 막 흔들리는 지진 공포감을 그대로 느꼈어요." 30일 새벽 경주를 강타한 규모 4.0의 지진으로 경주시민은 물론 인근 포항, 울산지역 주민들도 새벽잠에서 깨며 지진공포를 호소했다.  특히 경주와 포항 주민들은 지난 2016년 9월 국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5.8의 큰 지진으로 아직도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날 지진으로 또다시 7년 전 지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경주 감포읍에 사는 황모(55·여)씨는 "자고 있는데 `쿵~쾅쾅`하는 소리와 함께 침대가 좌우로 흔들리고 서랍 위에 올려놓은 안경이 떨어져 잠에서 깼다"면서 "곧바로 지진 재난문자를 받고 지진임을 알았다"고 했다.새벽시간대의 갑작스런 흔들림에 SNS나 온라인 게시판 등에도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졌다. 지역 커뮤니티에는 `지진 재난문자 알림음에 잠이 깼다`, `여진이 다시 올 것 같다`, `옛날 기억이 떠올라 무섭다`, `다시 잠들지 못하겠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 55분 25초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역(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5.79도, 동경 129.42도이다. 역대 최대 규모 지진이 일어났던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 화곡저수지 부근으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21.8㎞ 떨어진 곳이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중대본 1단계를 긴급 가동하고 위기경보를 ‘경계’로 상향했다.기상청은 “이날 오전 4시 55분에 발표한 지진속보를 수동으로 분석한 상세정보”라며 “향후 여진 등에 대한 정보를 참고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기상청은 이날 새벽 4시 55분 규모 4.3 지진 발생했다는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가 5시 7분 지진 규모를 상세분석 결과 4.0으로 하향 조정 발송했다. 애초 기상청은 지진파 중 속도가 빠른 P파만 분석해 규모를 4.3으로 추정하고 전국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으나 추가 분석 후 규모를 조정했다.각 지역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진도를 살펴보면 경북이 5로, 경북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고 그릇이나 창문이 깨지기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울산은 계기진도가 4(실내 많은 사람이 느끼고 일부는 잠에서 깰 정도), 경남·부산은 3(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은 현저히 느끼며 정차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 강원·대구·대전·전북·충북은 2(조용한 상태 건물 위층 소수의 사람만 느끼는 정도)로 다수가 이번 지진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15분까지 지진과 관련한 신고는 경북 49건, 울산 40건, 대구 10건, 부산 6건, 충남·전북·창원 각 1건 들어왔다. 대부분 지진이 났는지 확인하는 신고였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경주에는 지진 전화문의가 잇따랐다.경주뿐만 아니라 인근 포항과 울산에서도 지진동을 느껴 잠에서 깬 주민들이 많았다.포항시 양덕동 김모(65)씨는 “새벽에 잠을 자는데 갑자기 침대와 아파트 건물이 흔들려 지진인가 했는데 긴급 재난 문자가 울려 지진임을 알았다”며 “가뜩이나 그동안 지진악몽에 시달려왔는데, 또다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불안하다”고 했다.경북도, 경주시, 경북소방본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한국수력원자력은 경주 지진과 관련해 진앙지와 가까운 월성원자력본부를 비롯한 전국 모든 원전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경북도는 경주 지진으로 인한 건물 붕괴와 대형 화재에 유의하라는 안전 안내 문자를 오전 5시 29분께 보냈다.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곳은 2016년 9월 12일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인 5.8의 지진이 발생했던 곳과 가깝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 진앙 반경 50㎞ 내에서는 1978년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이 이번까지 총 418번 발생했다.이 가운데 규모 3.0 미만은 365번이고 ‘3.0 이상 4.0 미만’은 45번, ‘4.0 이상 5.0 미만’은 5번, ‘5.0 이상 6.0 미만’은 3번이다.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는 현재까지 규모 2.0 이상 지진이 99번 났다.이번 지진은 99번의 지진 중 규모가 두 번째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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