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청정 경북도 소 바이러스 질병인 럼피스킨병에 뚫리고 말았다. 방역당국과 경북도, 지자체가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쏟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 14일 김천시 농소면의 한 농장에서 암소 1마리가 럼피스킨병에 확진된 것으로 확인돼 방역당국이 긴급 방역조치에 나섰다. 이 농장에서는 모두 28마리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으며 지난 7일 이미 백신접종을 완료했는데도 불구하고 확진됐다. 방역 당국은 “백신접종이 완료되더라도 백신접종 이후 항체 형성까지 최소 3주가 걸리는 만큼 안심할 수 없는 단계”라며 “앞으로 2주가 사태 확산을 막을 고비”라고 진단했다.
경북은 전국 최대 규모인 81만9천여 마리의 소를 사육해 전체 20% 이상을 차지하는만큼 한번 확진됐다하면 파급력이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김천에서 백신접종 한 소에서도 럼피스킨병이 발생함에 따라 백신접종이 완료된 다른 지역에서의 발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이다. 경북도 당국도 이런 점을 고려, 럼피스킨병 발생 농장에 대한 사람 및 차량의 출입금지와 농장 일대에 대한 거점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충남 서산 한 농장에서 국내 처음으로 확진 사례가 나온 이후 이 질병은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충남 39건, 경기 26건, 인천 9건, 강원 6건 등 지역 구분없이 발생하고 있어 경계심을 잠시도 늦춰선 안 된다. 사육농가들도 백신접종을 완료했다고 안심하지 말고 지속적인 소독 활동과 흡혈곤충 방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고열이나 식욕부진 등 의심증상이 보일 경우 즉시 보건당국에 신고를 해야 한다. 지난해 인도에서는 럼피스킨병 발생으로 소 200만 마리가 감염되고 15만 마리를 폐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1종 가축전염병이자 국내서는 처음 발병한 사례여서 지속적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경북이 청정지역을 유지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으나 지금은 추가 발생을 막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다. 해당 지자체와 축산농가들이 긴밀히 협력해 더 이상 확산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막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