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유정혁ㆍ정다원기자]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졸업생과 검정고시생 비율이 35%를 넘어 2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의대 열풍 속에 정부가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을 밝히면서 수능 재도전을 택한 상위권 `N수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여 입시 지형에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2024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자는 작년보다 3천442명 감소한 50만4천588명이다.고3 등 재학생은 1년 전보다 2만3천593명 줄어든 32만6천646명으로 전체 응시자의 64.7%다.이에 비해 졸업생은 1만7천439명 증가한 15만9천742명으로 31.7%를 기록했다. 검정고시 등 기타 지원자 역시 2천712명 늘어난 1만8천200명으로 3.6%를 차지한다.졸업생과 검정고시 등을 합한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37.4%)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1996학년도에는 200점 만점이었던 수능이 이듬해부터 400점 만점으로 개편되는 것을 앞두고 N수생이 급격하게 증가했다.최근에는 최상위권 대학들이 수능을 주요 전형요소로 하는 `정시모집` 비중을 40% 선으로 유지하는 데다, 의학계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능에 재도전하는 수험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정부가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없애겠다고 밝힘에 따라 `반수`를 택한 상위권 대학생들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통상 수능에서는 재학생보다 수능 준비기간이 긴 졸업생들이 다소 유리한 것으로 여겨져 올해도 정시모집에서 `N수생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2022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된 문·이과형 통합수능 체제는 올해도 유지된다.수험생들은 국어와 수학영역에서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에 따른 `특정과목 쏠림` 현상과 `과목별 유불리` 논란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떨어지면 원점수 최고점자(통상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올라간다. 이 때문에 원점수 만점을 받아도 응시집단 특성이나 시험 난이도에 따라 다른 선택과목 만점자보다 낮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다.통합수능 도입 이후에는 자연계열 진학을 원하는 수험생들이 많이 치렀던 특정 과목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게 나타나면서, 이들 과목으로 수험생들이 쏠리는 `이과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입시업계에서는 통상 수학영역에서 `미적분`이, 국어영역에서 `언어와 매체`가 다른 과목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3점 안팎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 이 때문에 올해 수학영역 지원자 가운데서는 22만3천550명(46.7%)이 확률과 통계를, 이보다 많은 23만5천100명(49.2%)이 미적분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