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유정혁기자]2024년 수능시험이 치러진 16일 대구경북 곳곳에서는 화제와 갖가지 미담사례가 잇따랐다.
이날 `수능한파`는 없었지만 수험생들은 부모님이 챙겨준 핫팩을 손에 들고 저마다 긴장된 마음으로 고사장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고사장인 포항 북구 포항고등학교 정문에는 교사들이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을 응원해주는 사제간의 끈끈간 모습을 연출했다. 또 포항시 남구 고사장 영일고등학교에서는 만학도인 한 모(63.여)씨가 수능에 응시해 손자뻘되는 수험생과 같이 시험을 치렀다.
경북여고에서 시험을 치는 제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경북대사대부고와 경일여고에서 나온 교사들은 정문 앞에서 학생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주며 침착하게 시험을 볼 것을 당부했다.
비슷한 시각 대구교육청 24지구 제14시험장인 수성구 대구여고 정문 앞도 응원열기로 가득했다. 혜화여고 담임교사들은 직접 응원 플래카드를 만들어 학생들을 격려했고, 부모는 자녀를 포옹하거나 손을 잡아주며 "긴장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날 수험장 갖가지 불편사례 사건도 발생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수송 요청이 9건, 교통 불편 6건, 시험장 착오 3건, 수험표 관련 2건이다.이날 오전 7시47분쯤 달서구 송현지구대는 실수로 시험장을 잘못 찾아 송현여고 정문 앞에서 안절부절하던 수험생을 시험장인 효성여고까지 순찰차로 수송했다. 7시40분쯤 달서구 상인지구대는 차량 정체로 입실 시간을 지키지 못할 상황에 놓인 수험생을 순찰차로 시험장인 효성여고까지 태워줬다.7시45분에는 수성구 대륜고 앞에서 한 수험생의 어머니가 "아들이 도시락을 놓고 갔다"며 도움을 요청해 경찰이 전달하기도 했다. 7시47분쯤 수성구 덕원고에서 시험을 보는 수험생이 신분증을 집에 놓고 갔다 경찰 도움을 받기도 했다.이날 수험생을 위한 응원행렬도 이어졌다.
어둠이 채 가시기 전인 오전 6시40분쯤 경북대사대부고 앞에는 자녀들을 배웅 나온 부모들의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50대 여성 학부모는 "아침밥으로 딸이 좋아하는 소고기뭇국을 끓여주고 `평상시처럼 침착하게 시험을 치르라`는 말을 해줬다"며 "코로나 시기 등 힘든 과정이 많았지만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길 빈다"고 말했다.승용차로 수험생들을 태우고 온 부모들은 한결같이 "우리 OO이 힘내, 오늘 저녁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는 등의 격려의 말을 건넸다.
시험장을 배경으로 딸 아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B씨는 "수능이 인생의 전부라고 할 순 없지만 부모 곁을 떠나는 첫 순간인 것 같아 기록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조필국.유정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