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위장 탈당’한 민형배 의원이 지난 13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어이없는 XX”라며 “정치를 후지게 한 건 한동훈 같은 XX들”이라고 막말을 했다. 한 장관이 전날 자신을 “어린 X” “건방진 X”이라고 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고압적이고 시대착오적 생각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 년간 후지게 만들어왔다”고 반발한 말에 민 의원이 송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한 말이다. 이 말은 분명 실언(失言)이다. 법무부 장관이 정치인 발언에 매번 즉각 반응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지만 그렇다고 민 의원이 “정치를 후지게”라고 한 장관을 직격한 것은 분명 잘못됐다. 그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나 있나. 민 의원은 한 장관에게 “가장 큰 건 시민 기본권 침해와 민주주의 절차 훼손, 국가권력 사유화 같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 의원은 ‘위장 탈당’이라는 사상 초유 꼼수로 민주주의 절차를 훼손하고 국회를 농락한 장본인이다. 민주당이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 대표 비리 수사를 막기 위해 ‘검수완박’법을 만들 때 위장 탈당해 무소속 자격으로 안건조정위에 슬쩍 들어가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하고 74년 역사의 형사 사법 체계를 뒤집는 법안을 단 14분 만에 통과시킨 집단이다. 민 의원은 1년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민주당에 다시 복당했다. 헌법재판소도 그의 위장 탈당을 위법으로 판단했으나 민주당과 민 의원은 이를 무시했다. 국민과 국회를 기만해 놓고 버젓이 의원직을 다시 수행하고 있으니 참으로 기가 찬다.민 의원은 국가권력 사유화도 비판했지만, 압도적 의석으로 입법 권력을 사유화해 온 게 민주당이다. 선거법조차 여야 합의 없이 단독 처리하더니, 1년간 방탄 국회를 열었다. 노란봉투법, 방송법 등 자신들 집권 때는 반대하던 법을 정권이 바뀌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단 한 번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한 적도 없다. 국무위원의 3분의 1 가까운 사람들에게 탄핵 위협을 하고 실제 한 사람을 억지 탄핵했다. 물론 그 탄핵은 헌법재판소가 기각했다. 이제는 취임 석 달도 안 된 방통위원장과, 이재명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 탄핵안을 발의했다. 국민이 보기엔 정말 정치를 ‘후지게’ 하는 일이다. 그런 정치에 가장 앞장서는 민 의원이 사법부의 수장에게 “어이없는 XX”, “정치를 후지게 XX들”라고 말할 자격이나 있는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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