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전차진기자]성인문해교육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킨 칠곡 할매들이 국내 첫 할머니 래퍼 그룹의 실력을 겨루는 배틀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5일 칠곡군에 따르면 전날 칠곡할매래퍼 홍보대사 위촉식을 열고 래퍼 `슬리피`를 칠곡할매래퍼그룹 `보람할매연극단`과 `수니와 칠공주`를 알리는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배틀 대회를 열었다. 두 그룹은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뒤늦게 한글을 깨치고 랩에 도전한 할머니들로 구성된 8인조 래퍼 그룹이다.가수 `슬리피`는 칠곡할매래퍼 홍보대사를 맡아 배틀 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슬리피가 홍보대사를 맡게 된 것은 칠곡 할머니들에게 랩을 지도하면서 맺은 인연에서 비롯됐다.이날 슬리피는 직접 랩 시범까지 보이며 할머니들의 인생 이야기가 담긴 랩에 눈물까지 글썽였다.김재욱 칠곡군수는 이러한 사연을 접하자 정상급 연예인의 친숙한 이미지를 통해 칠곡할매래퍼를 알리고자 슬리피에게 홍보대사를 맡아줄 것을 제안했다.슬리피는 후배 래퍼의 심사를 거치는 등 새로운 도전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출연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받았던 모자를 김 군수에게 전달하며 할머니를 응원했다.슬리피와 칠곡할매래퍼는 홍보대사 위촉식에 이어 왜관 원도심에서 열리는 쩜오골목축제에서 공연을 펼쳤다.슬리피의 축하 공연에 이어 보람할매연극단과 수니와칠공주는 `나 어릴 적 왜관`이라는 주제로 랩을 때리며 프리스타일 랩 배틀 대회를 이어갔다.슬리피와 김 군수가 심사위원으로 나섰고, 사상 최초 할매래퍼그룹 대결은 무승부로 끝났다.이날 할머니들은 문화 수혜자에서 공급자로 거듭나며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진한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슬리피는 "칠곡 할머니들로부터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섰던 예전의 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할머니들의 삶과 인생이 담긴 랩이 많은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욱 칠곡군수는 "할머니가 랩을 하시는 경우도 흔치 않지만, 할머니 그룹의 배틀은 대한민국에서 처음 열린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칠곡을 알리고 아흔이 넘어 랩을 하는 어르신처럼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