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필국기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대구 수성구을) 이인선 의원은 한국전력 국정감사에서 베일에 싸여있던 한국에너지공과대학(KENTECH, 이하 한전공대)의 2022년 예산 지출내역이 담긴 계정별 원장을 대학측으로부터 입수해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이인선 의원실 분석결과, 우선 한전공대는 다른 과기대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인건비가 책정돼 있다는 지적들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전공대의 교원 연봉 현황을 분석해본 결과 총장은 총 6억 1,550만 원가량을 받았고, 2022년 1월 말 기준으로 10명이나 포진해 있는 석학교수의 경우에는 약 4억2870만원, 16명의 정교수는 약 2억8270만원, 23명인 부교수는 약 1억9070만원, 조교수는 1억5070만 원 수준의 연봉을 받았다. 현재 유사한 다른 과기원 총장의 연봉은 2억3천만원 수준인데, 한전공대에는 과기원 총장보다 높은 연봉자가 27명이나 되는 셈이다. 또한, 과기원의 정교수 1호봉 평균연봉이 1억3천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한전공대 조교수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복지포인트도 과기원은 1인당 200 원 수준이지만 한전공대는 300만원이며, 건강검진의 경우 과기원은 30만원 수준이지만 한전공대는 50만원이었다. 또한, 과기원의 경우 보직자에게는 시간외수당이 지급되지 않지만, 한전공대는 720만원이었고, 과기원의 비 보직자 시간외수당 한도는 480만원이지만 한전공대는 810만원으로 분석됐다. 인건비가 타 대학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예산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학교운영에 필요한 예산 또한 심각할 정도로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지난해 1회 입학식은 올해 초 언론에서 알려진 약 1억원과 달리 실제로는 4억원이 넘게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개 업체에 용역비로만 4억628만원을 지출했고, 실내외 화분구입비에 1923만원, 내외빈 셔틀버스, 렌터카, 항공권 등 교통비 등을 모두 포함하면 입학식 행사를 위해 한 번에 4억3497만원 이상을 지출했다. KENTECH와 유사하지만, 규모는 오히려 큰 다른 과기원 들은 통상적인 입학식에 수백만에서, 많아야 5천만원을 넘지 않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12월 5일 하루 동안 진행된 2023학년도 학부 수시모집의 면접장은 임차 정산비만 1억6300만원이 지출됐고, 수시모집 면접 운영을 위해 서울에 잡은 숙소는 강남에 있는 4성급(Hilton Garden Inn)호텔로 1713만원이 지출됐다. 비목을 바꿔가며 예산을 중복해 사용한 사례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한전공대에서 지난해 지출한 연구비는 약 89억원 정도인데, 이를 교원들의 정착연구비 명목으로 연구와 무관한 다양한 용도에 사용했다. TV, 냉장고, 싱크대, 테이블, 소파, 의자, A4용지, 멀티탭과 같은 온갖 잡비품 구입, 출장 운임이나 숙박비는 물론이고 연구비를 연구와 무관한 용도로 과도하게 사용하는 일이 잦았다. 일례로 한 교수는 업무추진비가 따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연구활동비로 한전관련 단체와‘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전력망 설계 기술 개발’을 추진하면서 회의비를 식당에서만 반년만에 천만 원을 결재했다. 또한 다른 교수는 ‘핵융합 실증고용 초전도 연구개발’을 한다면서 연구비로 TV와 냉장고를 구입하는가 하면, ‘전력망에서의 불안전성 도익화 현상 연구’의 연구비로는 행거와 TV, 모니터, 스테플러 등을 구입하기도 했다. 대학에서는 집기 비품매입비로만 60억 원 가까운 돈을 이미 썼는데, 교수들은 연구하는데 써야할 예산으로 연구와 관련없는 물품을 또 산 셈이다. 한 교수는 연구지원비로 해외에 출장을 가서 1회 만찬비로만 191만원(JUMBO SIGNATURES)을 지출한 사례도 있었다.다른 사례를 보면, 집기비품매입비로 신규 임용 교직원의 노트북 구매대금으로 6380만원을 지출하면서 기계기구매입비로도 신규 교직원 업무용 전산 물품(노트북, 모니터) 5238만원을 지출했는데 또다시 정착연구비, 연구활동비 등 다양한 명목으로 208만원짜리 75인치 대형모니터, 328만원짜리 그래픽카드(GPU RTX4090)나 태블릿 PC, 사무실 가구나 집기, 사무용품 등을 별도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그 밖에도 한전공대는 건당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교직원의 사택 이사비용이나 부동산 중개수수료도 복리후생비로 지급하는 등 교직원의 복리후생비로만 지난해 6억 원을 지출했다. 또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학생 이송 경비를 명목으로 택시 타는 데만 2760만원을 쓰는가 하면, 학부생들은 RC과정을 하며 대부분 기숙사에 사는데도 두 달 셔틀버스 운행에 4,362만 원이 지출됐다. 학생지원비로는 코로나-19 신속 항원 검사장비를 2,465만 원어치나 구매했다. 개당 5천원으로 잡아도 5천개나 살 수 있는 양인데, 한전공대가 키트를 구매한 업체는 광주광역시에 있는 소규모 인터넷 통신판매 업체인데 2번에 나누어 산 것으로 미루어 친분 있는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불필요한 물품을 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원래 골프장이었던 한전공대 부지를 제공한 부영과의 유착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학생들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는 골프텔 건물은 한전공대가 ㈜부영주택에 임차해 쓰고 있는데, 최초 감정평가액보다 지나치게 높은 23억5천만원의 임차료를 낸다는 기존 지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계약 관련 지출원장을 보게 되면 임차액이 오히려 2800만원이 증가된 것을 볼 수 있다. 건물이 한창 지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교한 한전공대는 기숙사뿐만이 아니라 사무실도 한전 근처의 빌딩을 임차해 쓰고 있는데, 월세가 1천만원이 넘는 곳만 모아서 계산해도 지난해 기숙사를 포함해 약 39억원의 임차료를 지급하고 있었다.회계 관리 측면에서도 많은 허점을 드러냈는데, 일단 이번에 이인선 의원실에서 입수한 한전공대의 2022년도 계정별 원장은 한전공대가 이사회나 산업부에 보고한 수치와 상당히 차이가 났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봐도 공사대금이나 헬스장 운동기구 구매대금을 건축물 관리비에 계상한다던가, 토지매입비 계정에 외자장비(투과현미경(TEM)) 수입화물선취보증서 발급을 위한 보증금 적립 10억3천만원, 운송비 9578만 원을 넣는가 하면, 집기비품매입비 계정에 주유소 법인카드 정산내역이나 복합기 임대료 지급을 넣기도 했다. 또한, 교직원 업무환경 조성을 위한 전산 물품 구매 대금으로 1억1800만원이나 지출했는데도 원장에 거래처는 표시되어 있지 않았으며, 행사대행용역으로 9800만원이 들어간 켄텍 2022 국제심포지엄은 거래처가 ‘내역서’로 표기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