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북한군과 중공군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을 기리는 사업이 광주시에서 추진되고 있다. 광주시 등은 흉상과 벽화, 다큐멘터리 제작, 동요제 개최 등 정율성 추모 사업에 지난 10년 동안 117억원의 예산을 썼다고 한다. 이것도 모자라 광주시는 올해 또 예산 48억원을 들여 정율성 기념 공원을 조성한다고 한다.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고 하는 일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추진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국가보훈부가 광주시 등 6개 지자체에 정율성 기념 사업 모두를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을 광주시는 왜 그토록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 정율성은 1945년 조선공산당에 입당한 뒤 1949년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만들었다. 월북 시인 박세영의 시로 가사를 만들고 정율성이 작곡한 노래를 북한군은 남침하면서 불렀다. 가사 중에는 ‘불의의 원쑤들을 다 물리치고/조국의 완전독립 쟁취하리라’라는 대목이 있다. 한국군과 유엔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는 북한군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노래였다. 그는 이밖에 ‘공화국 기치 휘날린다’ ‘중국인민지원군 행진곡’ 등 군가를 여럿 만들었다. 본인도 중공군의 일원으로 서울까지 직접 행군했다. 정율성은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반국가행위를 적극적으로 한 인물이다. 전범으로 취급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그를 기리기 위해 국민 세금을 쓰는 것은 납세자들을 우롱하는 일이다. 광주시는 더 이상 고집 부리지 말고 `정율성 기념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전국적인 반대 속에서도 `정율성 기념사업`을 고집하는 측은 경남 통영에 윤이상 기념관이 있고, 밀양에 김원봉 공원이 있는데 왜 광주만 문제 삼느냐고 반발한다. 하지만 이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국가의 제1 임무는 외부로부터 국민과 영토와 주권을 지키고, 내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 할 국가 정체성 또는 국민의 이성적 행동 기준이 무너지면 그 국가는 모래성이나 다름없다. `정율성 기념사업`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인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목숨 바친 호국 영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다. 단순히 지방자치단체의 소소한 기념사업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