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신공항 화물터미널 입지를 놓고 의성군과 대구시 간의 갈등이 갈수록 꼬이면서 앞이 안보이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화물터미널 배치를 의성에 해야 한다는 의성군민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자 급기야 홍준표 대구시장이 초강경 대응책을 제시하며 맞섰다. 홍 시장은 지난 4일 간부회의에서 "경북도·의성군과 협의가 무산될 경우 의성군수가 선언한 유치포기서를 받아서라도 신속히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화물터미널 배치 협의 종료 시한을 이달 말까지로 못 박고 신공항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반발하는 의성군은 물론 경북도, 대구시 모두가 답답하다. 돌파구는 없을까. 화물터미널 입지 논란은 지난 2020년 작성된 `공동합의문`이 모호한 데서 비롯됐다. 군위군에 짓기로 한 `민간공항 터미널`이 여객·화물터미널을 아우르는 게 당연하고 이미 문서로 합의된 사안이라는 것. 이런 방침은 대구시가 지난해 8월 국방부·공군 등과 함께 수립한 TK신공항 기본계획에서도 공개된 바 있다. 이어 지난 8월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대구민간공항이전 사전타당성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재차 확인됐다. 하지만 의성군은 "당시 합의문에 적시된 민항터미널에 화물 이야기는 없었다"며 화물터미널 군위 배치 철회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구시와 의성군 간에 공동합의문에 대한 해석 차이가 너무나 판이하다.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화물터미널의 위치와 관련해서 어느 다른 공항도 마찬가지로 터미널이나 물류단지 배치에 대한 획일적인 정답은 없다. 국토부가 발표한 TK신공항 관련 사전타당성 검토연구 용역결과에 따르면 공항시설인 화물터미널은 여객터미널이 있는 군위에 배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의성군민들의 상대적 박탈감 해소도 외면해선 안된다. 대구경북의 미래가 걸린 신공항 건설이 어떤 이유로도 차질을 빚어선 안 된다. 화물터미널 갈등의 돌파구를 찾으려면 대승적 차원의 양보가 최우선이다. 단체장 한사람이 강행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일에는 다 순서가 있는 법이다. 시일이 촉박한 만큼 경북지사-대구시장-의성군수-지역 정치권 등이 당장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한사람의 고집으로 될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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