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버려지거나 유실된 폐어구에 걸린 물고기가 미끼가 되어 더 큰 물고기가 연쇄적으로 유입되면서 죽은 현상을 유령어업이라 부른다. 또 이것들은 오랜 기간 푸른 바다를 행성처럼 떠돌아다니다 생물체를 죽게 하고 해수의 질을 오염시키며 심지어 운항하는 선박의 스크루에 감겨 인명피해까지 위협하고 있다.1950년대까지만 해도 천연재료로 만들어진 어구들은 산업이 발달하면서 수백 년 썩지 않는 화학섬유로 만들어지면서 바다에 쌓이기 시작해 해양환경 문제가 되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연근해에 사용되는 어구는 10만여 톤으로 이중 유실되거나 회수되지 않는 폐어구가 3만여 톤으로 추정하고 있다.또한 해양경찰 통계를 보면 폐로프나 어구가 스크루에 감겨 기관이 고장 나거나 선박이 전복되는 사고가 매년 500여 건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년 4500여 명이 구조를 요청하고 있으며 이중에는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어선 사고 80% 이상은 이러한 부유물 감김 사고인 것을 보면 폐어망은 물고기들의 저승사자이기도 하지만 언제 어디서 사고를 낼지 모르는 떠도는 바다 행성이다.1993년 292명이 사망한 서해훼리호 사고, 2015년 18명이 사망한 추자도 낚시어선 전복사고도 기상이 좋지 않는 상태에서 폐로프가 선박 스크루에 감기며 대형 참사를 만들었다. 폐어구 등 플라스틱류 쓰레기는 바다 생명체만 위협한 게 아니다.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 바다에 버려지는 전체 해양쓰레기는 매년 14만톤이며 이 중 46%이상이 플라스틱류 쓰레기라고 한다. 세계자연기금(WWF)도 “해양생물종의 88%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고 인간도 매주 신용카드 1장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고 밝혔다. 그 동안 바다는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고 그 상처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해양쓰레기 심각성은 해양생태적 위기를 넘어 인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에 세계 각 국은 국경 없는 해양쓰레기로부터 환경과 생태적 위협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정부도 해양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2030년까지 60% 줄이기 위해 ‘제1차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관리 기본계획(2021~2030)’을 수립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제7차 국제해양폐기물 콘퍼런스’를 부산에서 개최하여 해양폐기물 발생 예방정책 등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플라스틱 사용 억제에 시민사회와 기업들이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해양경찰도 조형물을 행사장에 전시하고 바다의 행성들로 발생한 해양사고 사례를 발표하는 등 심각성을 공유했다.우리나라는 산업혁명이 활발한 1960년대 중후반부터 플라스틱 생활용품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육지의 많은 양이 바다로 유입됐고, 어선 개체수와 김・미역 같은 해조류와 광어・전복 같은 양식기술이 발달하면서 스티로폼 쓰레기가 해양에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즉 플라스틱류 쓰레기가 해양에 집중 유입된 것은 100년도 안 된다고 볼 수 있다.선조들이 수천년 보전해온 깨끗한 바다를 우리 세대가 오염을 집중시켰고 회복하기 어려운 오염된 바다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게 됐다는 것이다. 이제는 바다로 얻는 수많은 경제적 환경적 문화적 혜택에 감사하며 상처받은 바다를 치유해 다음 세대에 건강한 바다를 물려주는 것은 지금 살고 있는 우리들의 책무일 것이다. 늦었지만 양심을 찾고 이제라도 행동할 때다. 올해가 해양경찰 창설 70주년이다. 지나온 역사와 함께 해양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해양경찰의 많은 노력들이 있었지만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회수하려는 시민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포항해양경찰서와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이 함께 호미곶 둘레길 비치코밍을 시작으로 경주시와 월성원전이 함께 경주 해안길까지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3천명의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작은 시작이지만 마중물이 되어 깨끗하고 안전한 바다를 가꾸는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한다.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본래 바다가 고향이라는 설도 있다. 지금도 바다는 수많은 생명체를 품고 있다. 무한한 자정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한 번 오염되면 원래대로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자연이 준 선물인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은 ‘20세기 기적의 물질’로 불리며 인류에게 더없는 편리함을 주고 있지만 자연에게 인간이 돌려준 보답은 환경파괴이다. 이제 재앙이 돼 우리 후손에게 돌아가게 할 수 없다. 실천이 중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