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김영식기자] 생물테러 대비 및 대응 종합대책 이후 22년만에 국내 탄저백신 개발이 결실을 맺었다.
임병헌 의원(대구 중ㆍ남구)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탄저백신 개발관련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전량 국외 수입을 통해 들여왔던 탄저백신을 당장 내년부터 국내 생산이 가능해져 국내 자급에 따른 비용 절감과 안정적 백신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지난 2001년 9.11테러 및 미국 탄저 우편물 테러 발생 후, 2002년부터 국내 자급 탄저백신 개발이 수행됐으나 개발 속도가 지나치게 더뎠던 것이 사실이다. 2002~2007년까지 대용량 백신 정제기술 및 생산공정 연구, 비임상이 진행됐고, 2008~2010년까지 임상1상 및 임상2상이 준비됐으며, 탄저방어항원 제조방법 특허가 등록됐다. 이후 2011년부터 올해까지 12년동안 임상2상 스텝1 및 스텝2 시험수행을 통해 안전성·유효성 평가를 거쳐 임상3상 대체 동물실험이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이번달 내 질병관리청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탄저백신 품목허가신청을 할 예정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탄저백신 생산이 가능해진다.
이미 지난 2011년 10월,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과거 협의가 있었지만 탄저균 백신은 우리 질병관리본부에도 있고 우리가 개발하는 능력이 되기 때문에 자체 개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지난 2015년 5월 28일에도 당시 국방부는 “우리 군은 탄저균을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를 보유하고 있으며, 예방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5년 당시 국방부는 탄저균이 오산 美 공군기지로 보내진 것과 관련한 입장자료에서 “탄저균 관련 예방 백신은 국내 질병관리본부 주관으로 2016년 개발을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며, 백신 개발이 완료되면 군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적이 있는데, 7년가량 그 기간이 늦어진 셈이다. 질병관리청은 10월 중 그동안의 실험을 통한 ‘유효성 및 안정성 결과’의 통계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임상시험보고서 및 의약품기술문서를 작성해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신청이 완료되면 내년부터 자체 생산 및 백신 공급이 가능해진다.
현재까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품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탄저백신이 없어 국내 생산량은 전무하다. 사람에게 사용가능한 탄저백신은 미국(BioThrax)과 영국(AVT)에서 개발한 백신이 있으며, 우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의 생물테러에 대비해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탄저백신은 2만6천도즈로 부족 상태지만, 내년부터는 자체 생산으로 필요한 탄저백신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월 현재 질병관리청은 생물테러 감염병에 대비해 1000명분의 탄저백신을 비축·관리 중이다.임병헌 의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도 심각한 문제지만, 생화학 공격도 가공할 피해를 줄 수 있다” 며 “다행히 우리 자체 기술로 탄저백신이 개발됐고, 내년부터 양산이 시작되면 북의 생물테러 대응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