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영삼기자]국토교통부가 오는 2026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에 당초 계획했던 ‘계기비행방식’에서 ‘시계비행방식’으로 설계변경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가 계기비행방식에서 시계방식으로의 설계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1조원이 넘는 사업비 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시계비행방식은 이착륙의 안전성이 문제다.
시계비행방식은 여객기 이착륙을 오로지 조종사의 육안과 판단에만 의존하게 돼 안전을 장담할 수 없고 결항률이 높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전문가들은 10번에 1번 꼴로 항공편이 결항 또는 지연될 우려가 있고 이착륙 과정에서도 오로지 조종사의 육안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안전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계비행 방식은 조종사가 육안으로 사물을 판단해 이·착륙을 하고, 계기비행 방식은 첨단 전자 안정 장치 등을 활용해 해무 등으로 사물을 판단 할 수 없어도 전자기기 작동으로 이·착륙할 수 있다.계기비행 방식은 울릉공항 착륙대(활주로 주변 안전지대)폭을 현재 설계안인 140m에서 2배 넓은 280m로 늘려야 한다. 당연히 공사비가 더 들어가야 하고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다시 받아야 한다. 시계비행 방식은 가시거리(시계) 불량으로 비행기가 울릉공항에 이·착륙을 하지 못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국토부에서 정한 항공교통관제절차에는 비행기가 시계비행으로 공항에 이착륙하려면 시정이 최소 3마일(4.8㎞) 이상이어야 된다. 분석한 시정 자료 8만3452건(총 8만7647건 중 데이터가 입력되지 않은 4195건 제외) 중 울릉도의 시정이 4.8㎞를 넘지 못하는 때는 총 7867회로 조사돼 전체 분석 대상의 9.4%에 해당하는 수치다.특히 시계 불량 상황은 오전 6~10시에 23.9%가 집중됐다. 이 시간대에는 2~3시간 연속해서 시정이 나쁜 경우가 많아 결항률이 높을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더욱이 울릉도는 지리적 특성상 눈비 등 악천후, 강한 바람, 구름의 최저고도가 많아 결항률이 더 늘어날 수 있다.울릉주민 정모(67)씨는 “국토부가 왜 갑자기 계기비행방식에서 시계비행방식으로 변경하려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매일 이용해야 하는 울릉주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이에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영국 등에서는 비계기활주로(시계비행)에서도 계기접근 비행 만큼의 안전 수준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과 규정 등이 논의되고 있다”며 “안전과 결항에 문제가 없도록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한편 국내에서는 시계비행방식으로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공항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