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과 농협이 내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4년 동안 대구시 1·2금고를 맡는 금고지기로 최종 결정됐다. 특히 대구은행은 이번에 상당한 문제를 일으킨만큼 시금고 독점행태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대구시는 지난 21일 대구은행을 1금고, 농협은행을 2금고로 지정했다. 1금고(일반회계)는 10조8000억 원, 2금고(특별회계)는 8500억 원 규모다. 대구은행은 지난 1975년부터 대구시 금고를 맡고 있어 50년 이상 1금고 독점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대구시가 지역은행에 살림살이를 맡기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할지 몰라도 은행 내부의 부조리에 대해서는 석연찮은 점이 많다. 이런 은행에 대구시 금고를 맡겨도 되는지를 의심하는 시민들도 생겨나고 있다.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대구은행의 시 1금고 독점으로 인한 두드러진 부작용은 낮은 이자율이다. 대구시 금고의 낮은 이자율은 시의회에서도 이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6월 ‘대구시 2022회계연도 환경수자원국 소관 결산 승인의 건’ 심사에서 조경구 의원은 하수도 회전기금(2700억 원) 이자수입이 연간 1.25%라는 집행부 설명에 대해 “특별회계의 경우 다음 예산 때까지 1년 정도 적금을 시켜놓는 거니까 정기예금으로 하면 이자가 좀 더 비쌀 건데 예금수입이 왜 이렇게 낮나”라며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측은 “대구시조례에서 예산을 금고에만 넣게 돼 있다. 그래서 이자수입이 최대한 높은 곳, 아니면 금고가 아니더라도 가능한지 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금고라도 농협(2금고)과 대구은행(1금고) 간에 비교를 해서 이자가 높은 곳에 예금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대구시와 마찬가지로 대구은행과 농협이 각각 1·2 금고인 구미시의 경우, 이자율이 낮은 공금예금을 최소화하고 정기예금 비중을 늘려 연간 100억원대의 이자수익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대규모 세입·세출 흐름을 사전에 파악해 여유자금을 최대한 확보한 후 수익률이 높은 정기예금에 예치했기 때문이다. 이자율이 공금예금은 1% 미만이지만, 정기예금은 대부분 3%대다. 대구시는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구시 금고 이자율이 낮다는 것은 예산운영 역량과 협상력의 문제로도 볼 수 있지만, 50년 동안 독점해 온 대구은행의 오랜 관습과 체제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서울이나 부산시처럼 대구에서도 시중은행이 시금고 유치전에 뛰어들어 경쟁력을 높이고 금고운영의 투명성도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