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준영 기자ㆍ정다원 인턴기자]지난 1970년~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했던 포항 중앙상가 우체국(현 북포항우체국)건물이 점차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덩달아 중앙상가도 젊은이들이 떠난 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화려했던 옛 중앙상가를 살리기 위해 경상매일신문과 포항시가 10년째 야시장 거리문화축제를 개최하며 회생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12일 개최한 제10회 야시장 거리문화축제가 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날 야시장 행사에는 5만여 명의 인파가 몰려 중앙상가를 어떻게 살려야 하는지 그 성공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희철 포항중앙상가번영회장을 만나 중앙상가를 어떻게 살려야 하는지, 다양한 대책과 아이디어를 들어봤다. -중앙상가 살리기에 북포항우체국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맞는 말이다. 북포항우체국은 육거리 방면과 실개천 딱 한가운데에 있다. 우체국이 어느정도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상가발전의 방해물이 된다는 지적이 더 많이 나온다. 하드웨어적으로 봤을 때는 그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든지 해서 영일대 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에서 하던 다채로운 축제들을 다시 중앙상가로 끌어들일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젊은이들이 몰리고 상가도 덩달아 살아날 것이다. -실개천에 대한 상인들의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그런가.∆실개천은 100억원 정도 투입해서 만들었고, 관리는 일자리경제국 전통시장 팀장이 맡고 있다. 시에서 관리를 매일 하고 있지만 저수조 물탱크 자체가 순환이 되는 구조가 아니다 보니, 한정적으로 수질에 문제가 있다. 또 실리콘 처리를 했다고 하지만 틈새 누수가 생겨 물이 새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인파가 많이 몰릴 때는 비닐이나 쓰레기가 천 안으로 들어가 지저분하고 불결할 때가 많다. 오전 9시~오후 4시까지 공공근로자들이 자체 수거를 한다. 개인적으로는 실개천이 굳이 필요한가를 느낀다. -그럼 실개천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일단 변화를 주는 방향으로 포항시와 전문가들과 함께 생각해 보겠다. 다음에 상인들을 포함해서 도시계획 전문가들과 공청회를 열어 논의하고 싶다. 물론 실개천 자체가 가진 장점이 있다. 전국에서 거의 유일한 ‘보행자전용도로’다 보니, 아이들이 다녀도 될 만큼 ‘안전하다’는 것이다. 안전하다는 말은 ‘문화행사를 하기에 좋다’는 것이다. 플리마켓이나 자바라 텐트를 쳐서 야시장 등 다양한 축제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육거리 초입에서 야시장 거리만큼은 차량이 다닐 수 있게끔 일방통행으로 해 달라는 상인들의 의견이 많다. 서울 홍대 같은 곳은 차가 저속으로 다닐 수 있게끔 해놨다. 저속으로 다니며 주변 상가를 천천히 한 번 더 보고, 들어가게 되고, 나아가 골목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목표다. 99대를 주차랄 수 있는 전용 주차장도 생겼으니 시와 적극 논의해 보겠다. -중앙상가 상권에 대해 아직도 매력을 느끼는 층이 많은 것 같은데...∆개발호재만 많다. 호재 자체는 좋지만 상인회 입장에서는 임대세가 내려가야 하는 분위기인데 개발호재로 인해 세만 올라가는 분위기다. 장사는 안되는데 세만 올리는 기형적 구조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대차 수익구조가 나지 않아 브랜드 입점 자체를 꺼리는 것 같다. 권리금은 거의 소멸한 듯하다. 하지만 요즘 건물주들이 직접 투자해서 매장을 확장하거나, 전문화된 매장으로 개선하며 분위기가 차츰 살아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실개천을 중심으로 유명 브랜드가 오픈하는 매장도 나오고 있다. -야시장이 상당히 인기가 좋았는데, 앞으로 운영 계획은.∆상인들의 숙원이었던 100대 공영주차장이 신설됐으니 야시장과 중앙상가가 더더욱 힘을 얻게 됐다. 우체국 또한 중앙상가와 잘 매치해서 현재 빈 상태인 2, 3층을 함께 활용해 문화공간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한번 검토해보고 아니면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이곳에 상설공연광장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북포항우체국은 중앙상가의 위아래를 연결하는 대동맥 같은 공간이므로 잘 활용해 문화적 연결고리가 됐으면 한다. 또한 ‘제10회 야시장 거리문화축제’ 이후로 중앙상가에 젊은 층들이 상당히 많이 유입됐다. 지난 주말 열린 ‘비어축제’ 에는 시민들이 자리가 모자라서 인근 상가로 들어가 식사를 하기도 했다. 중앙상가가 다양한 인구와 문화를 조화롭게 어울리게 해서 옛 명성을 되찾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