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준영기자]"수사심의위원회 그런 건 모르겠지만 겨우 스무살이 된 청년이 왜 죽었는지 뭐 때문에 죽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되지 않겠는교…"
17일 국방부가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지역인 예천군에서 실종자 수색 도중 순직한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고 처리 과정에서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건을 직권으로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다루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해병대 1사단 주변 상인들과 시민들은 "채 상병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게 철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련기사 19면국방부의 결정에 대해 해병대 1사단 인근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50대 상인은 "우린 그 사람(수사단장)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 나름대로 생각한 게 있을 것이고 그 정도 계급이 되기까지 군 생활을 했으면 자식들도 군에 갔거나 갈 나이가 될 것이다. 자식과도 같은 부하(해병)이 안타까운 죽음을 보고 더욱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사단 서문 행정실 인근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60대 후반의 택시기사는 "폭설, 홍수 등 자연재난뿐만 아니라 농번기는 물론 각종 대민지원에 빠지지 않고 해병대가 달려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요즘같이 밝은 세상에 군 내부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 등은 숨길려고 해도 숨길 수가 없다"며 "이번사건을 계기로 해병대가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했다.지난해 10월 아들을 해병대에 보냈다는 한 시민은 "태풍, 폭설이 온다는 기상청 예보를 볼 때마다 우리 아들이 또 출동하는 생각이 난다"며 "국방부 등은 두 번 다시는 채 상병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정훈 대령은 채 상병 사고와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지난달 30일 이 장관에게 대면 보고한 뒤 이달 2일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가 `항명`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입건된 상태다.이종섭 국방장관이 박 대령의 보고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통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음에도 박 대령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게 국방부의 설명이다.반면 박 대령은 이 장관 보고 뒤 채 상병 사고 조사 기록을 경찰에 보낼 때까지 `이첩 보류`를 명시적으로 지시받은 적 없고, 오히려 유재은 국방부 관리관으로부터 채 상병 사고 보고서와 관련해 `직접적인 과실이 있는 사람만 혐의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등의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