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드 잼버리’ 마지막 일정으로 1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팝 콘서트에 방탄소년단(BTS)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국방부가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가 아미들의 무차별 대반격을 받았다. 아미들의 한결같은 원성은 “BTS 아이들을 군대 보낼 땐 언제이고, 이제와서 정부 행사에 얼굴을 내밀어 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BTS 아이들의 병역문제에 대해 정부나 여야가 미온적으로 대처온 것도 사실이다. 그래 놓고는 이제와서 정부행사를 빛내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앞 뒷말이 안맞는 얘기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파행이 된 잼버리 행사를 K팝의 상징인 BTS 차출로 만회하려는 안이한 인식부터 고쳐야 한다. 성 의원은 지난 8일 “국방부는 현재 군인 신분인 BTS가 모두 함께 참여해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주시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BTS 멤버 7명 가운데 진과 제이홉은 군 복무 중이다. 하지만 K팝 무대가 국회의원 말 한마디면 하루아침에 없던 일정도 뚝딱 만들 수 있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 당장 며칠 뒤 열리는 공연에서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힘들다. 무대 설치, 점검, 리허설 등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소속사와 상의도 없이 여당 의원의 요청이면 군인을 포함한 멤버 7명의 완전체 무대가 바로 가능할 것이란 생각은 K팝 시스템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다. 폭염 대책 미비 등 운영 부실로 대회 중단 위기에 처했던 잼버리는 이미 전북도와 무안군 공무원의 외유성 해외 출장 등 ‘관재’(官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잼버리 사태의 파행과 행정의 부실을 BTS를 내세워 K팝 인기로 모면해 보려는 얄팍한 수를 쓰려고 했다. 국민이 모를리 있겠나. 국가가 K팝 대표주자인 BTS를 소유했다고 여겨서는 큰 오산이다. 또 군인 신분에 국가에 일이 생기면 어디든 투입할 수 있는 소모품으로 여기는 인식도 문제다.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구명조끼도 못 입고 실종자 수색에 동원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숨진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BTS 아미들의 말처럼 “BTS 아이들의 병역문제가 불거질 때 모두가 입을 닫고 있다가 이제와서 국가를 위해 도와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라는 외침을 정부나 여야 의원 모두가 다시한번 되새겨 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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