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8일 간부회의에서 북상하고 있는 제6 태풍 카눈에 대비해 “인명피해는 단 한 건도 발생해서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건 사전 대피다. 미리 강제 대피명령을 내리고, 시군과 함께 대피 장소를 점검하라”고 강하게 지시했다. 그 만큼 대비를 잘 하라는 주문이다. 이번 태풍 카눈의 위력은 지난해 힌남노 못지않다. 자칫 소홀하다간 인명피해가 나기 십상이다. 지난 7월 폭우로 이미 예천과 봉화에서 많은 인명피해를 입은 경북으로선 당연한 조치로 여겨진다. 이 지사는 지난달 집중호우 때 현장을 다 돌아 본 결과,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곳에서 피해가 많이 일어났다면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대피가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북상하는 6호 태풍 ‘카눈’의 기세는 생각보다 강하다. 현재 경로대로라면 한반도를 관통할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아래서부터 위로 차례로 훑으며 치고 올라오는 태풍은 2000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극한폭우가 전국을 헤집고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낸 게 불과 얼마 전이다. 약해진 지반이며 끊어진 다리조차 아직 채 복구하지 못한 상태인데, 또 다시 태풍 북상 소식에 이재민들의 속이 타들어 간다. 불안한 집에서 나와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워야 하는 주민들의 불안감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위기경보 수준을 올리고 댐 방류량을 늘리는 등 비상태세에 들어갔다. 하천변과 산비탈 등 취약지대를 꼼꼼히 살피고 산책로나 둔치 주차장 등은 선제적으로 통제해야 한다.카눈의 중심기압 970hPa(헥토파스칼)에 최대 풍속 44m의 ‘강’급 태풍이다.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는 위력이라고 하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상청은 카눈이 폭우와 강풍을 동시에 몰고 온다고 예보했다. 더욱 걱정스러운 대목은 ‘느림보 태풍’이라는 점이다. 내륙을 관통한다면 빨리 지나가면 피해가 덜한데 15~20㎞로 느릿느릿 지나간다면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할게 뻔해 보인다. 246명의 사상자와 5조여원의 피해를 안긴 역대 최악의 태풍 ‘루사’도 시속 15㎞였다. 무엇보다 사전 대비만 잘하면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어떻게 잘 대처하느냐가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이번만큼은 절대로 인재(人災)로 인한 사망자가 다시 나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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