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이강덕 포항시장이 지난 3일 상생의 악수를 나눴다. 20개월만이다. 이날 오전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준공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포스코 포항 본사에서 만난 두 사람은 환한 미소로 손을 맞잡으며 그동안의 앙금을 씻어냈다. 기념식장으로 가는 로비에서는 잠시 멈춰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요구로 최 회장과 이 시장이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포항시민들은 실로 오랜만에 이런 모습을 봤다. 이날 최 회장은 포항시에 통 큰 선물도 전했다. 최 회장은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포항과 광양에 73조원을 비롯 국내외에 총 12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화해의 물꼬를 트는 날 최 회장은 포항과 광양에 큰 선물 보따리도 내놨다. 이날 최정우 회장은 “이번 투자로 미래 기술과 성장 시장을 선점해 핵심사업에서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해 친환경 미래소재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며 “특히 전체 투자의 60%이상인 73조원을 포항과 광양에 집중 투자해 국가균형발전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했다. 포스코그룹의 투자에 따른 국내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이번 포스코그룹의 국내 73조원 투자는 생산유발효과만 연간 121조원, 취업유발효과는 연간 약 33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 포스코의 위상과 저력을 실감하는 프로젝트다. 최 회장의 이날 약속은 그동안 소원했던 포항시와 포스코간의 화해의 물꼬를 트는 날 전격 발표 돼 그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이날 최 회장과 이 시장이 손을 맞잡은 것은 반세기 동안 함께 성장해 온 포항시와 포스코가 새로운 영일만의 기적을 이뤄내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 포스코 본사 영접실에서 이 시장과 최 회장이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털어놓음으로써 그간의 서머서먹했던 거리감도 상당히 좁혀졌다. 이 시장이 축사에서 인사와 함께 최 회장을 포항시청으로 초청하겠다고 하자, 최 회장도 박수로 화답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포스코는 지난 50년간 포항에 있었고 앞으로 50년, 100년간 포항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이제 포스코는 더 이상 철강회사가 아닌 세계 소재시장을 선도할 이차전지 소재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이차전지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래 100년을 함께 하는 포항시-포스코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