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고의로 지연시킨 정황이 뒤늦게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 국방부는 전자파와 저주파 소음 수치를 조사하고도 인체에 대한 영향이 기준치 이하란 결과가 나오자 이를 공개하지 않고 뭉갰다. 문 정부 5년간 환경부에 환경영향평가 협의 요청도 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문 정부 인사들은 주민 반대로 협의체 구성이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변명하지만 5년이나 지연된 이유치고는 궁색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곧바로 협의체를 구성해 1년도 안 돼 평가가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난 2017년 사드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2018년부터 기지 부근에서 전자파와 저주파 소음 수치를 측정했다. 당시 일반환경평가를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고 국방부는 사전 조사 차원에서 해당 용역을 진행했다. 당시 민주당 정치인들과 좌파 시민단체 등이 “전자파 성주참외가 될 것”이라는 등 사드 괴담을 퍼뜨릴 때였다. 하지만 전자파의 경우 기지 주변 4개 지점에 대해 34회 측정한 결과 최고 값이 인체 보호 기준의 0.025%에 불과했다. 저주파 소음은 레이더와 근접한 일부 구간에서만 기준치를 넘었을 뿐 주민 요청 지역은 모두 기준치 미달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국민들은 근거 없는 사드괴담에 놀아난 꼴이 됐다.당시 문 정부는 과학적 조사 결과마저 숨기면서 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다. 차라리 조사 결과를 모두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다면 지난 5년간의 혼란과 갈등도 없었을 것이다. 사드 기지 환경평가가 5년이나 지연된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진 게 없다. 그러나 문 정부 출범 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일반환경영향평가로 전환만 해놓고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은 데 대해선 감사나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불법행위가 밝혀진다면 엄정 처벌해야 한다. 그리고 그 당시 사드괴담을 퍼뜨린 주동자들도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