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신병 치료 중인 이강덕 포항시장이 20개월만에 공식석상에서 만난다. 포항시민 모두가 바라는 일이 이제야 이뤄진다. 최 회장과 이 시장은 다음달 3일 포스코 포항 본사에서 열리는 ‘포항제철소 1기 종합준공 50주년’ 기념행사장에 참석해 20개월만에 악수를 나눈다. 이 자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도 참석한다. 경북의 제 1도시 포항시 수장과 경북 대표기업인 포스코의 수장이 그동안의 갈등을 뒤로하고 만남자리를 갖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포항의 미래발전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날 회동자리가 그동안 서로에게 쌓였던 앙금을 털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시장과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포스코 본사 소재지 서울이전 문제로 시작해 약 20개월 동안 만나지 못했다. 이강덕 시장은 지난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코가 없는 포항을 상상할 수 없듯, 포항을 떠난 포스코도 존재할 수 없다”면서 “소통과 화합을 통해 앞으로 50년, 100년도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 제2, 제3의 영일만 기적을 함께 이뤄 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최가 이 자리에서 당장 어떤 사안을 놓고 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만남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제 더 이상의 소모적인 갈등은 안된다. 포항시민과 포항, 포스코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포항제철소 1기 종합준공행사는 제철소내 초기설비(고로, 제강공장, 열연공장, 후판공장 등)들이 모두 정상 가동된 지난 1973년 7월 3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최 회장은 이날 ‘미래 50년을 향한 포스코의 전략’에 대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포항시와 포스코는 오랫동안 그룹 본사(포스코홀딩스)와 미래기술원의 실질적인 포항이전을 두고 갈등을 겪어왔다. 최근에도 포항범시민대책위가 ‘포스코의 완전한 본사 기능이전과 최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과격시위를 벌여 양측의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보다못한 지역경제계와 청년시민단체들이 나서 양측의 갈등을 풀어 볼려고 안간힘을 쏟았다. 범대위의 돌출행동은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언제 다시 떠오를지 모른다. 포항시와 포스코에게는 당장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 추진과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등이 발등의 불이다. 특히 포항제철소 앞바다 공유수면을 매립해 부지를 조성해야 하는 수소환원제철사업은 하루가 시급한 사안이다. 포항시의 협조없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첫 단추인 주민설명회부터 일부 시민, 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 경북도가 TF를 구성해 인허가 절차를 지원하고 나섰지만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이날 자리를 함께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역할이 커졌다. 결국 이-최의 갈등과 앙금을 풀어줄 중재자는 바로 이 지사이기 때문이다. 이 지사의 기지와 소통능력이라면 충분히 풀어줄 것으로 믿는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