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일)부터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조치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된다.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되고 마스크 착용 의무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권고로 해제된다. 또 확진자에 대한 7일 격리 의무는 없어지고 5일간의 격리가 권고된다. 이는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 이후 우리 국민들에게 강제로 적용됐던 대부분의 방역 조치와 의무가 사라지고 완전한 일상으로 돌아왔음을 의미한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년 4개월여 만에 바뀐 일상이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코로나19 유행은 그냥 풍토병으로 사그라 들었다. 하지만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아직 대구경북에선 하루에 10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들어간다고 해서 방역이 완전히 풀린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취약 집단 보호와 자발적 동의에 따른 격리 조치는 앞으로도 한동안 유지된다. 방역 조치가 대부분 해제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은 오히려 강조된다. 방역 조치의 순차적 해제되면서 마스크를 벗자 여름독감 환자가 폭증하는 사례만 봐도 그렇다.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오히려 예방접종과 검사,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지난 3년여 동안 우리사회를 크게 변화시켜 놓았다. 국민 고통과 불편, 경제적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국민 모두 어려운 시기를 잘 참고 견뎌냈다. 코로나19와 싸우면서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과 정치, 행정,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으나 세계최고의 방역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성공적인 결과물이다.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병은 언제든 다시 발발할 수 있다. 올바른 대응과 지속적인 방역 노력을 통해 우리는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병이 또 발생하더라도 인명 피해 및 사회·경제적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방역시스템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심해선 절대 안된다. 감염병 대응 체계와 방역 노하우를 재점검하고 또 다른 대유행병이 도래할 것을 가정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것만이 국민건강을 지킬 수 있는 비결이다.